7오버파 우즈 "나이 먹고, 아이들과 놀아주려니 힘들어"

매킬로이·미컬슨·스콧 등 톱 랭커들 첫날 하위권
듀발은 7번 홀에서 14타…하루에 20오버파 치고 꼴찌
"이제 24살도 아니고, 아빠 역할도 해야 하니까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가 세월의 무상함을 한탄했다.

우즈는 18일(현지시간) 영국 북아일랜드의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148회 디오픈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7오버파 78타로 부진했다.

출전 선수 156명 가운데 공동 144위에 그친 우즈는 2002년 이 대회에서 81타를 친 이후 17년 만에 브리티시오픈 최악의 성적을 냈다.다른 메이저 대회까지 통틀어서도 2015년 US오픈 80타에 이어 메이저 대회에서 개인 통산 세 번째로 나쁜 결과가 나왔다.

날씨가 쌀쌀하고 비까지 내렸다고 하지만 단독 선두 J.B 홈스(미국)는 5언더파를 쳤고, 언더파 점수를 기록한 선수가 41명이나 된 것을 보면 우즈의 7오버파는 '참사' 수준이다.

우즈는 경기를 마친 뒤 "몸이 생각만큼 움직여주지 않았다"며 "공이 좌우로 왔다 갔다 하는 등 샷 감각이 안 좋았다"고 자평했다.허리 통증 우려에 대해 그는 "전에도 말했지만 올해 출전 대회 수를 줄인 것은 선수 생활을 더 오래 하기 위해서"라며 "아빠 역할도 해야 하고 그동안 부상 이력도 있기 때문에 몸 상태는 그냥 있는 그대로다"라고 답했다.

올해 4월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우즈는 이후 세 차례 대회에 출전, PGA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했고 US오픈에서는 공동 21위에 올랐다.

그는 "사실 집에서 아이들과 축구 게임을 하거나 놀아줄 때 더 통증이 있다"며 "이런 대회에 나와서 경기하는 것은 전혀 다른 환경이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짧은 파 4홀인 5번 홀에서 퍼트 세 번으로 첫 보기를 적어낸 우즈는 이후 급격히 무너지며 10번 홀까지 6개 홀에서 총 6타를 잃었다.

역시 비교적 쌀쌀한 날씨에서 열린 올해 PGA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했던 우즈는 2라운드는 현지 시간으로 오전 10시 9분에 시작한다.

그는 "나는 이제 24세가 아니다"라며 "예전에는 연습을 몇 시간씩 하고 공도 4∼5시간씩 때렸다.

36홀을 돌고 와서도 7∼8㎞를 뛰고 또 체육관에 가고 그랬었다"고 젊은 시절을 회상했다.

하지만 우즈는 "세월이 지났고 내 삶도 변했다"며 "현실을 직시해야 하고, 4월 마스터스처럼 최고의 순간이 올해 몇 차례 더 오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우즈는 다음 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 출전 여부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
8오버파 79타로 공동 150위까지 내려간 홈 코스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너무 어이없는 실수를 많이 했다"며 "나 자신을 때려주고 싶다"고 아쉬워했다.

매킬로이는 2005년 이 코스에서 61타를 기록하는 등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으나 2013년 이후 6년 만에 디오픈 컷 탈락 위기에 몰렸다.

애덤 스콧(호주)도 7오버파, 필 미컬슨(미국) 5오버파,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와 게리 우들랜드(미국) 3오버파 등 우즈와 매킬로이 외에도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1라운드에 부진했다.
전 세계 랭킹 1위이자 2001년 이 대회 우승자 데이비드 듀발(미국)은 20오버파 91타로 최하위에 처졌다.

그는 7번 홀(파5)에서 14타를 쳤는데 이는 1991년 이후 메이저 대회 한 홀 최다 타수 타이기록이다.종전에는 존 댈리(미국)가 2000년 US오픈 18번 홀에서 14타를 쳤고, 2005년 마스터스 16번 홀에서 빌리 캐스퍼(미국)가 역시 14타를 기록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