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해수욕장 28일까지 '글로벌 머드축제'…여름 힐링은 보령이다

관광객 年 1000만명 찾는
대천·무창포해수욕장
서해안 최고 관광지
지난해 열린 보령 머드축제에 183만 명이 다녀가 670억원의 경제효과를 냈다. 보령시는 2022년 보령해양머드박람회와 2024년 원산도 해양관광 웰니스 사업을 통해 사계절 관광지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보령시 제공
충청남도 서남부에 있는 보령시(保寧市)는 청양(동)·홍성(북)·서천·부여군(남) 및 서쪽의 114.9㎞ 해안선과 접한 도시다. 면적은 573.9㎢로 충남 8226.14㎢의 6.98%를 차지한다. 시가지를 중심으로 남북으로는 장항선 철도와 국도 21호선이, 동서로는 국도 36호선과 40호선이 각각 통과해 서해안 교통의 중심을 담당하고 있다. 리아스식 해안을 따라 발달한 천혜의 관광 휴양지인 대천해수욕장과 1.5㎞ 바닷길이 열려 모세의 기적으로 유명한 무창포해수욕장을 품은 해양도시다.

보령시는 역사 속에 삼한시대 마한 만로국에 속했다는 기록에서 처음 등장한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충청남도 보령군이 됐다. 1986년 군내 대천읍이 대천시로 승격되면서 보령군과 대천시로 각각 분리됐다. 1995년 1월 1일자로 보령군과 대천시가 보령시로 통합됐다. 읍 1개와 면 10개, 동 5개 등 16개 행정동이 있다.
보령시는 1980년대까지 석탄산업이 왕성했지만 곧 쇠퇴기를 맞았다. 이후 신성장동력을 해양에서 찾은 보령시는 1998년 7월 머드축제를 처음으로 열었다. 머드축제 인기와 2001년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이 맞물리면서 보령시는 연간 1000만 명이 찾는 서해안 최고 관광지로 발돋움했다. 최근에는 관광도시를 넘어 해양치유도시로 발전을 꾀하고 있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2021년 대천항에서 원산도까지 국도(77호선)로 연결되는 시기에 원산도 해양관광 복합지구가 조성되고, 2022년에 보령해양머드박람회가 열린다”며 “보령은 앞으로 해양치유 거점도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대 209개 광구가 있던 석탄 도시1916년 일본인 지질기사 가와사키는 전통적인 농·어업 도시이던 보령 일대의 중생대 지층에서 무연탄을 처음 발견했다. 이를 계기로 1947년 보령 최초 신성탄광이 문을 열었다. 이후 1980년대까지 최대 209개 광구가 등록되기도 했다. 이 시기 보령시는 인구가 15만 명을 넘는 등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1985년부터 채산성이 맞지 않아 정리에 들어가 1995년 11월 심원탄광을 끝으로 50년간 보령 경제를 이끌어오던 석탄산업이 막을 내렸다. 보령시 관계자는 “생산된 석탄은 서천화력발전소로 공급되고 일부는 연탄용 보급탄으로 공급됐다”며 “1990년대부터 순차적으로 폐광돼 지금은 탄광이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1995년 보령석탄박물관(지상 2층, 1799㎡)을 건립했다. 연간 2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을 만큼 보령시 명물이 됐다. 국비 등 48억원을 들여 리노베이션 사업을 마치고 지난 2일 재개관했다.

머드가 만든 서해안 대표 축제도시

보령은 여름 이미지가 강한 도시다. ‘국민 관광지’인 대천해수욕장에 여름철에만 1000만 명 이상이 찾고 있어서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던 머드(진흙)를 화장품과 축제의 주제로 재탄생시킨 ‘머드 도시’이기도 하다. 석탄산업이 쇠퇴한 뒤 별다른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던 보령이 서해안 대표 축제도시로 발돋움한 것도 머드축제 덕분이다. 최근 5년간 머드축제를 찾은 관광객(외국인 포함)과 축제를 통한 경제효과는 △2015년 320만 명, 701억원 △2016년 400만 명, 727억원 △2017년 568만 명, 996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폭염과 강릉구간 KTX 노선 신설로 방문객이 183만 명으로 크게 줄었다. 경제 효과도 670억원에 그쳤다. 올해 보령머드축제는 19~28일 대천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다. 그러나 축제에 비해 머드 상품 판매가 부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가 연간 머드 관련 제품으로 올리는 매출은 20억원 남짓에 불과하다.시는 머드산업 활성화를 위해 ‘2022 보령해양머드박람회’를 준비하고 있다. 2022년 7월 16일부터 한 달간 대천해수욕장 일원에서 해양머드, 해양치유 등의 콘텐츠로 10여 개 전시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12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보령 머드산업을 본격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박람회를 발판 삼아 머드를 치료, 미용 등으로 상품화하는 머드 클러스터를 구축할 것”이라며 “여름 한철 즐기는 축제도시에서 머드를 활용한 해양치유도시로 탈바꿈하겠다”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 보고인 원산도

원산도 해양관광 웰니스 사업 조감도.
시는 2022년 보령해양머드박람회와 한 축으로 2024년까지 대명그룹과 함께 원산도 해양관광 웰니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오천면 원산도리 일원 96만6748㎡에 2023년까지 총사업비 7376억원을 투자해 휴양콘도미니엄, 물놀이 공원(워터파크), 해안유원지(마리나), 자동차 야영장 등을 포함한 복합해양관광리조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투자선도지구로 지정돼 각종 규제 특례와 인허가 지원을 받고 있다. 시는 다음달 지방산지관리위원회 심의에 이어 11월 관광단지 지정 및 조성계획 승인을 앞두고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시 관계자는 “2024년 원산도 개발이 마무리되면 4만3000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비롯해 생산유발 효과 2조4723억원, 세수 1265억원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산도에는 리조트 말고도 산림해양치유센터도 들어선다. 시는 원산도 산123 일원 6만3745㎡에 2024년까지 390억원을 들여 해양레저 플레이센터, 해양레포츠 체험장, 웰니스 길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신규 관광지를 위해 정부에 고속도로 신설을 요청 중이다. 보령~부여~공주~논산~계룡~대전~보은을 잇는 총길이 123㎞의 고속도로를 건설해 달라는 것이다. 약 3조7800억원이 소요되는 이 고속도로가 생기면 강원, 영남에 거주하는 관광객들이 충남 중부지역을 통과해 보령을 찾을 수 있어서다. 김 시장은 “보령 1세대 산업이 농어업 및 석탄산업, 2세대가 관광산업이었다면 3세대 산업은 해양치유 산업이 될 것”이라며 “관련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산업단지를 확충하고 거주환경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보령=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