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추가매입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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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바스티안 CEO "증권거래委 승인 기다리는 중"
KCGI서 경영권 위협 받고 있는
조원태 회장 한층 유리해질 듯

경영권 분쟁 종지부 찍나19일 업계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을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인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5% 이상으로 늘리려면 SEC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진칼 지분율이 5%를 넘으면 델타항공은 한국에서도 공시해야 한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지난 11일 2분기 실적 발표 뒤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바스티안 CEO는 한진칼 지분 매입을 “글로벌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투자는 대한항공과 하고 있는 합작사업의 안정과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항공사는 지난해 5월부터 한·미 간 직항 노선을 포함해 아시아와 미주 지역에서 370여 개 노선을 함께 운항하는 조인트벤처를 운영 중이다.
진짜 승부처는 내년 3월 주총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매입 배경에 대해선 원론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바스티안 CEO는 ‘조원태 회장의 요청으로 한진칼에 투자한 것이냐’는 애널리스트 질문에 “우리(델타항공과 대한항공)는 공동 운항을 하는 친밀한 사이”라며 “한진칼 지분 투자도 세계 다른 협력사에 대한 투자와 같다”고 답했다. 델타항공은 2017년 에어프랑스 지분 10%를 사들였다. 2015년엔 중국 동방항공(지분 3.5%)과 브라질 저비용항공사(LCC) 골(9.5%) 지분을 매입했다.
델타항공이 내년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과 KCGI 중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가 내년 3월 끝나는 만큼 연임을 놓고 주총에서 표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델타항공은 지난 9일 ‘한진칼 지분 투자 의도’를 묻는 KCGI의 질의에 “이번 투자는 한진칼과 어떤 합의도 없이 이뤄졌다”며 “어느 편에도 서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