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분식회계 의혹' 첫 법정 공방…김태한 사장 영장심사서 "혐의 전면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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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질문엔 묵묵부답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에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첫 법원 심리가 열렸다.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사진)은 19일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검찰 측과 공방을 벌였다.명재권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김 사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모 전무, 재경팀장인 심모 전무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다. 검찰은 지난 16일 이들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삼성 임직원 여덟 명이 증거인멸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됐지만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 법원에 도착한 김 사장은 “분식회계 혐의를 인정하느냐” “분식회계를 지시했느냐” 등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사장 등은 2015년 말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 기준을 바꿔 회사 가치를 4조5000억원가량 늘린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분식회계 혐의 외에도 김 사장의 횡령 혐의를 지적하며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사장이 과거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개인적으로 사들이면서 매입 비용을 회사에서 돌려받는 등 30억원대 회삿돈을 빼돌렸다고 의심하고 있다.김 사장은 그러나 영장실질심사에서 자신의 분식회계와 횡령 등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5월에도 분식회계 의혹 관련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기각된 바 있다. 당시 김 사장은 “광범위한 증거인멸을 뒤늦게 알고 굉장히 놀랐다”며 혐의를 부인했고, 법원은 “다툴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