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임시국회 추경안 끝내 무산…日 수출규제 철회 촉구안은 22일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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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3당 본회의 개최 이견 못 좁혀…또 '빈손 국회'여야가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9일까지 의사 일정 합의에 난항을 겪으면서 회기 내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무산됐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이날도 추경안 처리와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북한 목선 국정조사 등의 연계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6월 임시국회를 사실상 ‘빈손’으로 마무리하게 됐지만 7월 국회 소집 방식을 두고서도 대치를 이어갔다.
한국당 "정경두 해임안·추경 표결"
민주당 "추경과 연계 안돼" 반대
내주 국회 일정 재논의키로
3당 원내대표 모였지만…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6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이날 세 차례 만나 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못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날 본회의 해임건의안을 상정한 뒤 다음주 ‘원포인트’ 임시국회를 소집해 추경안과 정 장관 해임안 표결을 하자고 제안했다. 나 원내대표는 “군 기강 해이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국정조사를 하거나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 해임건의안이 제출되면 24시간 이상 72시간 안에 본회의를 열어야 표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두 차례 본회의 개최가 필요하다. 나 원내대표는 국정조사 또는 해임건의안 표결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 중 하나는 민주당이 받아야 추경에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오 원내대표도 비슷한 제안을 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법안, 추경안,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 촉구 결의안,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을 위한 원포인트 임시국회를 다음주에 열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추경과 해임건의안 동시 협상으로 ‘정쟁 국회’의 선례를 남기면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마땅히 처리해야 할 추경과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그리고 국정조사를 연계했다”며 “사태의 본질은 이쯤 되면 정쟁”이라고 지적했다.여야 원내대표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6월 임시국회는 사실상 ‘빈손’으로 회기를 마쳤다. 4월 25일 국회에 제출된 추경안은 이날로 86일째 국회에 계류돼 있다. 2000년 107일, 광우병 촛불집회 때인 2008년 91일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오랜 기간 국회에 발이 묶여 있다.
여야는 4월 5일 본회의를 끝으로 이날까지 106일 동안 법안을 단 한 건도 처리하지 못했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여야 대치로 제대로 논의조차 안 됐다.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도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국내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허용하는 첨단재생의료법 역시 법사위 전체회의 일정이 잡히지 않아 멈춰 있다. 국회 관계자는 “산업현장에선 하루라도 빨리 통과되는 게 절실한 법안이 많은데 국회 파행으로 진행된 부분이 거의 없다”며 “식물 국회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7월 국회 두고도 ‘동상이몽’본회의 개최 일정에는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합의하지 못했지만 예결특위를 계속 가동해 추경 심사를 진행하자는 데는 의견을 모았다.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철회 촉구 결의안도 22일 외교통상위원회에서 함께 처리하기로 했다. 앞으로의 국회 일정에 대해서도 같은 날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원내대표들이 모여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추경과 핵심 법안들을 빨리 처리하려면 7월 임시국회를 열어야 하지만 이 또한 여야의 의견이 부딪치고 있다. 민주당은 7월 국회를 열더라도 정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이나 북한 목선 국정조사는 다뤄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에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고소·고발 관련 경찰 소환을 피하기 위해 한국당이 7월 ‘방탄국회’를 열기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고발당한 의원들에게 방탄국회를 쭉 연말까지 이어주기 위한 (한국당의) 치밀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추경 처리만을 위한 ‘원포인트’ 국회만 열어야 한다는 게 민주당 측 주장이다.이날 예결위는 소위 심사를 이어갔지만 감액심사 단계에서부터 여야 이견으로 줄줄이 보류 결정이 나오며 심사 진도가 더뎠다. 한국당 간사인 이종배 의원은 문화체육관광위의 가상현실(VR) 콘텐츠 산업 육성 예산에 대해 “2019년도 본예산에서 삭감했는데 추경에 그대로 재편성하는 것은 국회 예산심의 의결권을 침해하고 국가재정법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소속인 김재원 예결위원장은 상공인 폐업지원 예산과 관련해 “소상공인 눈물을 짜내서 정부 관련 조직을 늘리는 사업 아니냐”고 꼬집었다. 자료를 준비하며 대기하던 기획재정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6월 국회 추경 처리는 물 건너갔다”는 한숨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고은이/김소현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