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세상] "들어는 봤나?"…유튜브 라이브 방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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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방학식 생중계한 경북 영동고의 실험
"빨리 시작해라" "반갑습니다" "채널 구독 좀 해주세요"
인기 인터넷 방송 진행자(BJ)의 생방송 채팅창이 아니다. 한 고등학교가 하계 방학식을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동안 채팅창에 오간 학생들 간의 대화이다.
유튜브에 생중계된 영동고의 방학식 [유튜브 캡처]
전교생이 440여명인 경북 영동고는 지난 17일 방학식을 옥외 조회나 학내 방송의 형식이 아니라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했다.
유튜브 방학식 영상은 19일 기준으로 트위터에서 8천500회 이상 리트윗되며 이목을 끌었고, 동영상 조회 수도 1천회를 넘어섰다. 교내 행사를 유튜브로 생중계한 사연은 무엇일까.
시작은 이 학교 방송부원인 2학년 이동균(18)군의 돌발 아이디어였다.
한 학기가 끝나기 전에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보자는 이동환 방송반 담당 교사의 말을 듣고, 궁리 끝에 유튜브 라이브 방학식에 도전해 보자고 제안한 것이다. 이군은 "친구들 모두 유튜브에 친숙하고 방송반 활동을 하면서 영상 다루는 일도 익숙해진 만큼 시도해봐도 괜찮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준비는 순조로웠다.
교사 허락도 받아내고, 교내에 입소문도 냈다. 방학식 하루 전날 방송부원이 장비를 갖춰놓고 리허설까지 무사히 마쳤다.
인트로 영상도 미리 제작해놨다.
그러나 간과한 사실 하나.
유튜브 라이브를 방송할 채널이 없다는 것이었다.
유튜브 채널은 금세 개설할 수 있지만 라이브 방송을 하려면 등록 후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여기에 수일이 걸리기 때문.
단짝이자 2015년부터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 양지원(18)군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양군의 계정으로 방학식을 중계하기로 한 것. 양군은 "예전에도 한차례 유튜브 라이브를 한 경험은 있었지만 교내 행사를 내 계정으로 중계한다니 훨씬 더 떨렸다"고 말했다.
흥행은 기대 이상이었다.
개교 최초로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된 방학식에는 전교생은 물론이고 졸업생과 재학생 가족까지 수백명이 접속했다.
채팅창에 댓글이 몰려 방송 후반부 창을 잠시 닫아둘 정도였고, 라이브 조회 수는 800회 가까이 나왔다.
학교 규모에 비하면 만족할 만한 성과였다.
이임수(50) 영동고 연구부장은 "아무래도 불특정 다수의 학교 외부인이 교내 행사를 보게 되니 처음에는 내심 걱정도 되고 조심스러웠다"며 "그래도 아이들이 재미있어하고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라고 만족스러워했다.
SNS에서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도 "유쾌한 학교다", "디지털 친화적인 학생들이다"라는 등의 호평을 쏟아냈다. 정작 이군과 양군 등 영동고 학생들은 "더 매끄럽게 할 수 있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양군은 "잔 실수도 있었고 애국가가 나오는 타이밍도 좀 어긋났다.
중반부에 마이크를 꺼놔서 소리가 아예 안 들어갔다"고 한숨을 내쉬었고, 이군도 "만족스럽진 않지만 처음인데 실수 없는 게 이상한 일이라고 자신을 달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내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다.
커서 더 좋은 '꿀잼' 영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군은 "급우들이 덕분에 즐거운 방학식이 됐다고 하더라"며 "요즘 흔히 보이는 자극적인 인터넷 방송이 아니라 누가 봐도 좋아할 건강한 방송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영상 엔지니어가 꿈이라는 양군은 "장비 다루는 기술도 익히고 다른 채널도 참고해서 겨울 방학식 라이브는 완벽하게 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시청자 모두가 재미있어하고, 단 한명도 기분 나빠하지 않을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말 그대로 무해한 영상이요!"
/연합뉴스
"빨리 시작해라" "반갑습니다" "채널 구독 좀 해주세요"
인기 인터넷 방송 진행자(BJ)의 생방송 채팅창이 아니다. 한 고등학교가 하계 방학식을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동안 채팅창에 오간 학생들 간의 대화이다.
유튜브에 생중계된 영동고의 방학식 [유튜브 캡처]
전교생이 440여명인 경북 영동고는 지난 17일 방학식을 옥외 조회나 학내 방송의 형식이 아니라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했다.
유튜브 방학식 영상은 19일 기준으로 트위터에서 8천500회 이상 리트윗되며 이목을 끌었고, 동영상 조회 수도 1천회를 넘어섰다. 교내 행사를 유튜브로 생중계한 사연은 무엇일까.
시작은 이 학교 방송부원인 2학년 이동균(18)군의 돌발 아이디어였다.
한 학기가 끝나기 전에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보자는 이동환 방송반 담당 교사의 말을 듣고, 궁리 끝에 유튜브 라이브 방학식에 도전해 보자고 제안한 것이다. 이군은 "친구들 모두 유튜브에 친숙하고 방송반 활동을 하면서 영상 다루는 일도 익숙해진 만큼 시도해봐도 괜찮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준비는 순조로웠다.
교사 허락도 받아내고, 교내에 입소문도 냈다. 방학식 하루 전날 방송부원이 장비를 갖춰놓고 리허설까지 무사히 마쳤다.
인트로 영상도 미리 제작해놨다.
그러나 간과한 사실 하나.
유튜브 라이브를 방송할 채널이 없다는 것이었다.
유튜브 채널은 금세 개설할 수 있지만 라이브 방송을 하려면 등록 후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여기에 수일이 걸리기 때문.
단짝이자 2015년부터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 양지원(18)군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양군의 계정으로 방학식을 중계하기로 한 것. 양군은 "예전에도 한차례 유튜브 라이브를 한 경험은 있었지만 교내 행사를 내 계정으로 중계한다니 훨씬 더 떨렸다"고 말했다.
흥행은 기대 이상이었다.
개교 최초로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된 방학식에는 전교생은 물론이고 졸업생과 재학생 가족까지 수백명이 접속했다.
채팅창에 댓글이 몰려 방송 후반부 창을 잠시 닫아둘 정도였고, 라이브 조회 수는 800회 가까이 나왔다.
학교 규모에 비하면 만족할 만한 성과였다.
이임수(50) 영동고 연구부장은 "아무래도 불특정 다수의 학교 외부인이 교내 행사를 보게 되니 처음에는 내심 걱정도 되고 조심스러웠다"며 "그래도 아이들이 재미있어하고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라고 만족스러워했다.
SNS에서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도 "유쾌한 학교다", "디지털 친화적인 학생들이다"라는 등의 호평을 쏟아냈다. 정작 이군과 양군 등 영동고 학생들은 "더 매끄럽게 할 수 있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양군은 "잔 실수도 있었고 애국가가 나오는 타이밍도 좀 어긋났다.
중반부에 마이크를 꺼놔서 소리가 아예 안 들어갔다"고 한숨을 내쉬었고, 이군도 "만족스럽진 않지만 처음인데 실수 없는 게 이상한 일이라고 자신을 달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내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다.
커서 더 좋은 '꿀잼' 영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군은 "급우들이 덕분에 즐거운 방학식이 됐다고 하더라"며 "요즘 흔히 보이는 자극적인 인터넷 방송이 아니라 누가 봐도 좋아할 건강한 방송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영상 엔지니어가 꿈이라는 양군은 "장비 다루는 기술도 익히고 다른 채널도 참고해서 겨울 방학식 라이브는 완벽하게 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시청자 모두가 재미있어하고, 단 한명도 기분 나빠하지 않을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말 그대로 무해한 영상이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