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스타트업] 스마트안경 쓰면 일반인도 자동차ㆍ항공기 정비

증강현실·인공지능 결합…"설명ㆍ동영상 보며 따라하면 돼"
스마트 안경을 쓰고 자동차 엔진을 바라보자 증강현실(AR)로 엔진 좌우에 '인스트럭션' 등 8개 메뉴가 나왔다. 오른손 검지와 엄지를 인스트럭션 메뉴 앞에 두고 마주 대자 옆으로 자동차 엔진 정비에 대한 설명이 나왔다.

스마트 안경에 표출된 동영상 클립을 같은 방식으로 실행하자 엔진 정비에 대한 시연 동영상이 재생됐다.

인하대 창업보육지원센터에 둥지를 틀고 있는 스타트업 '증강지능'이 개발한 소프트웨어 'IAR-MAP'(Intelligent Agumented Reality·Maintenance Platform)이다. 이 소프트웨어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자동차는 물론 복잡한 항공기까지 정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 아래 개발한 것이다.
스마트 안경만 쓰면 설명을 보거나 동영상을 따라 하면서 자동차 엔진을 정비할 수 있다.

스마트 안경을 쓰고 작업하다 보니 두손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정비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회사 이름은 증강현실의 '증강'과 인공지능의 '지능'을 결합해 만들었다.

조근식 증강지능 대표(인하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쉽게 표현하자면 IAR-MAP은 내비게이션을 산업용으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증강현실을 이용해 엔터테인먼트용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회사는 많지만, 증강지능처럼 산업용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사례는 드물다. 조 교수는 앞서 2008∼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에어버스 등과 함께 항공 정비 분야에 대한 선행 연구를 진행해 해당 소프트웨어 개발을 추진하게 됐다.

당시 연구에서는 해당 프로그램 사용으로 항공기 유지보수 효율성이 30%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앞서 AR·기술정보 융합기술은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도 특허 등록·출원을 마쳤다.

다각도에서 빠르고 견고하게 객체를 추적하는 기술은 미국에 특허 1건이 등록됐다.

국내에도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 3건이 등록돼 있다.
처음에는 노트북 웹캠으로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하다가 스마트 안경 등 새로운 플랫폼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했다.

2017년에는 베어링 생산업체의 의뢰로 기계를 분해하고 다시 조립하는 매뉴얼을 구현해 상용화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지금은 항공정비(MRO)에 소프트웨어를 적용하기 위해 해외 항공 관련 업체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영훈 증강지능 이사는 "스마트 글라스가 1대당 350만원 정도로 비싸다 보니 작은 기업에서는 시도하기 어렵다"며 "항공기 분야는 규모가 크고 정비가 잘못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이쪽으로 접근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증강지능은 앞으로 IAR-MAP 프로그램의 적용 대상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근식 대표는 "기업 간 거래(B2B)뿐만 아니라 기업-소비자간 거래(B2C)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일반인들이 스마트 글라스를 쓰고 다닐 때 건물을 바라보면 웹에 있는 정보를 자동으로 가져다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이 장기 비전"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