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포퓰리즘 연정 위기…살비니 부총리, 조기총선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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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 붕괴할 경우 이르면 10월에 총선 실시될 듯
'러시아 게이트'에도 극우정당 '동맹' 지지율 급상승
'러시아 게이트'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꺾이지 않는 마테오 살비니(47)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결국 조기총선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며, 이탈리아 포퓰리즘 연정의 붕괴 가능성에 현지 정가의 초점이 모이고 있다. 20일 일메사제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강경 난민 정책을 앞세워 지지율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극우성향의 정당 '동맹'의 수장인 살비니 부총리는 연정 파트너인 반체제정당 '오성운동'과 결별하고, 조기총선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측근들의 압박에 최근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상이한 지지 기반과 정치 철학에도 불구하고, 작년 총선 이후 전격적으로 연대해 연정을 구성한 동맹과 오성운동은 출범 직후부터 난민정책, 부유한 북부 지역의 자치권 확대 허용,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감세 등 핵심 정책을 둘러싼 이견으로 끊임없이 반목해 왔다.
이런 가운데, 살비니 부총리가 이끄는 동맹이 지난 5월 하순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34%가 넘는 표를 얻으면서 이탈리아 최대 정당으로 약진했다. 반면, 1년 전 총선에서 득표율 약 33%를 기록했던 '오성운동'은 17%를 득표하는 데 그쳐 양당의 전세가 역전되자 양측의 결별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주 미국 인터넷매체 버즈피드의 보도를 계기로 동맹이 석유 제품 거래를 매개로 러시아에서 거액을 수수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살비니 부총리에게도 불똥이 튈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른바 '러시아 게이트'는 정치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동맹의 지지율은 37%로 사상 최대치로 치솟은 것.
당장 조기총선이 실시될 경우 동맹은 철학과 색깔이 비슷한 이탈리아형제들(FdI) 등 전통적인 우파 정당과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정권을 창출하고, 살비니 부총리는 행정부의 수반인 총리직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맹과 오성운동은 최근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신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을 지지하는 문제를 놓고 다시 한번 맞붙는 등 갈등이 증폭됐다.
또한, '러시아 게이트'를 둘러싸고 오성운동 구성원들의 비판에 직면한 살비니 부총리가 "오성운동이 이번 일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 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양측의 감정은 벌어질 대로 벌어진 상황이라 연정의 붕괴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는 데 정가의 의견이 모인다.
오보로 끝나긴 했으나, 현지 언론은 살비니 부총리가 19일 의회 해산권을 갖고 있는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는 보도를 일제히 내놓아 연정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현재까지는 동맹이 추진하는 핵심 공약이 오성운동의 협조를 얻어 법안으로 옮겨지는 한 연정을 깰 의향이 없다고 이야기해왔다.
그는 그러나, 이날 예정된 각료 회의와 북부의 자치 확대를 논의하는 정부 회의에 죄다 불참해 여차하면 연정에서 발을 뺄 수 있다는 강한 인상을 풍겼다.
일각에서는 동맹이 중시하는 SOC 확충에 반대하는 다닐로 토니넬리 건설교통부 장관, 강경 난민 정책 집행에 반대 입장을 보이는 엘리사베타 트렌타 국방장관 등 오성운동 소속의 장관 2명을 교체하는 것으로 양측이 갈등 봉합에 나서려 한다는 보도도 나온다.
살비니 부총리는 하지만, 이런 보도에 대해 "우리는 마땅히 해야 하는 계획을 실현하고자 일하는 것이지, 자리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연정 붕괴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광범위하게 퍼지자 오성운동 대표인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은 19일 "연정이 위기에 처했다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살비니 부총리에게 직접 얼굴을 맞대고 만나 이견을 해소하자고 촉구했다.
작년 총선에 비해 지지율이 반 토막 난 오성운동은 조기총선이 실시될 경우 다수의 의석을 잃을 게 뻔한 상황이다.
살비니 부총리는 이에 "디 마이오 총리와 만날 것"면서도, "문제는 디 마이오가 아니라, (중요 정책에 반대하는)'노'라는 방침과 일이 실현되는 것을 막는 오성운동의 상당수 구성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탈리아 정가는 내주라도 살비니 부총리가 퀴리날레 궁으로 건너가 마타렐라 대통령을 만난다면, 이는 연정 붕괴와 조기 총선을 의미하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탈리아 법에 따르면 조기총선을 치르려면 의회가 해산되고 최소한 약 60∼70일이 경과해야 해, 빠르면 10월 초나 돼야 다음 총선이 실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기총선이 실시될 경우 내년 예산계획 수립이라는 중차대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는 마타렐라 대통령이 의회 해산 대신에 현행 의회의 다수당인 오성운동에 다시 정부 구성권을 줄 수도 있다. 이 경우 오성운동이 지난 정권의 집권당이던 중도좌파 민주당(PD)과 손을 잡고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살비니 부총리가 섣불리 연정을 깨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연합뉴스
'러시아 게이트'에도 극우정당 '동맹' 지지율 급상승
'러시아 게이트'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꺾이지 않는 마테오 살비니(47)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결국 조기총선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며, 이탈리아 포퓰리즘 연정의 붕괴 가능성에 현지 정가의 초점이 모이고 있다. 20일 일메사제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강경 난민 정책을 앞세워 지지율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극우성향의 정당 '동맹'의 수장인 살비니 부총리는 연정 파트너인 반체제정당 '오성운동'과 결별하고, 조기총선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측근들의 압박에 최근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상이한 지지 기반과 정치 철학에도 불구하고, 작년 총선 이후 전격적으로 연대해 연정을 구성한 동맹과 오성운동은 출범 직후부터 난민정책, 부유한 북부 지역의 자치권 확대 허용,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감세 등 핵심 정책을 둘러싼 이견으로 끊임없이 반목해 왔다.
이런 가운데, 살비니 부총리가 이끄는 동맹이 지난 5월 하순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34%가 넘는 표를 얻으면서 이탈리아 최대 정당으로 약진했다. 반면, 1년 전 총선에서 득표율 약 33%를 기록했던 '오성운동'은 17%를 득표하는 데 그쳐 양당의 전세가 역전되자 양측의 결별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주 미국 인터넷매체 버즈피드의 보도를 계기로 동맹이 석유 제품 거래를 매개로 러시아에서 거액을 수수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살비니 부총리에게도 불똥이 튈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른바 '러시아 게이트'는 정치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동맹의 지지율은 37%로 사상 최대치로 치솟은 것.
당장 조기총선이 실시될 경우 동맹은 철학과 색깔이 비슷한 이탈리아형제들(FdI) 등 전통적인 우파 정당과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정권을 창출하고, 살비니 부총리는 행정부의 수반인 총리직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맹과 오성운동은 최근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신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을 지지하는 문제를 놓고 다시 한번 맞붙는 등 갈등이 증폭됐다.
또한, '러시아 게이트'를 둘러싸고 오성운동 구성원들의 비판에 직면한 살비니 부총리가 "오성운동이 이번 일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 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양측의 감정은 벌어질 대로 벌어진 상황이라 연정의 붕괴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는 데 정가의 의견이 모인다.
오보로 끝나긴 했으나, 현지 언론은 살비니 부총리가 19일 의회 해산권을 갖고 있는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는 보도를 일제히 내놓아 연정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현재까지는 동맹이 추진하는 핵심 공약이 오성운동의 협조를 얻어 법안으로 옮겨지는 한 연정을 깰 의향이 없다고 이야기해왔다.
그는 그러나, 이날 예정된 각료 회의와 북부의 자치 확대를 논의하는 정부 회의에 죄다 불참해 여차하면 연정에서 발을 뺄 수 있다는 강한 인상을 풍겼다.
일각에서는 동맹이 중시하는 SOC 확충에 반대하는 다닐로 토니넬리 건설교통부 장관, 강경 난민 정책 집행에 반대 입장을 보이는 엘리사베타 트렌타 국방장관 등 오성운동 소속의 장관 2명을 교체하는 것으로 양측이 갈등 봉합에 나서려 한다는 보도도 나온다.
살비니 부총리는 하지만, 이런 보도에 대해 "우리는 마땅히 해야 하는 계획을 실현하고자 일하는 것이지, 자리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연정 붕괴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광범위하게 퍼지자 오성운동 대표인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은 19일 "연정이 위기에 처했다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살비니 부총리에게 직접 얼굴을 맞대고 만나 이견을 해소하자고 촉구했다.
작년 총선에 비해 지지율이 반 토막 난 오성운동은 조기총선이 실시될 경우 다수의 의석을 잃을 게 뻔한 상황이다.
살비니 부총리는 이에 "디 마이오 총리와 만날 것"면서도, "문제는 디 마이오가 아니라, (중요 정책에 반대하는)'노'라는 방침과 일이 실현되는 것을 막는 오성운동의 상당수 구성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탈리아 정가는 내주라도 살비니 부총리가 퀴리날레 궁으로 건너가 마타렐라 대통령을 만난다면, 이는 연정 붕괴와 조기 총선을 의미하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탈리아 법에 따르면 조기총선을 치르려면 의회가 해산되고 최소한 약 60∼70일이 경과해야 해, 빠르면 10월 초나 돼야 다음 총선이 실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기총선이 실시될 경우 내년 예산계획 수립이라는 중차대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는 마타렐라 대통령이 의회 해산 대신에 현행 의회의 다수당인 오성운동에 다시 정부 구성권을 줄 수도 있다. 이 경우 오성운동이 지난 정권의 집권당이던 중도좌파 민주당(PD)과 손을 잡고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살비니 부총리가 섣불리 연정을 깨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