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보석 여부 결정…179일 만에 풀려날까

양승태 전 대법원장. 연합뉴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구속 재판을 받아 온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석방 여부가 22일 결정된다.

2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22일 양 전 대법원장을 직권 보석할지 결정한다. 지난 2월 11일 구속기소 된 양 전 대법원장은 8월 11일 자정이면 최장 6개월인 1심 구속기한이 끝난다.하지만 양 전 대법원장의 재판은 이제 막 증인신문이 시작돼 앞으로도 긴 심리가 남았다. 이 때문에 재판부가 먼저 양 전 대법원장을 직권 보석으로 석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구속 기간을 다 채우고 풀려나면 법적인 제한이 없지만 보석 결정을 할 경우 '운식의 폭'에 각종 제한 조건을 붙일 수 있는 까닭이다.

양 전 대법원장이 석방될 경우 지난 1월 24일 구속된 이후 179일 만에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증거 인멸 우려를 표하는 검찰의 주장과 보석 검토 배경 등을 고려하면 양 전 대법원장에게 까다로운 조건이 붙을 수 있다. 보석 보증금 외에도 주거지 제한과 가족·변호인 외 접견 금지, 법원 허가 없는 출국 금지 등이 거론된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항소심 재판부가 보석을 허가하면서 유사한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경우 양 전 대법원장 측이 조건을 받아들이느냐가 변수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그간 구속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보석보다는 기한 종료에 따른 구속 취소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보석을 결정하더라도 구속 취소와 비교해 특별히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나친 조건을 붙이지는 않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양 전 대법원장 측에서는 만약 이명박 전 대통령과 비슷한 조건이 부과된다면 보석 거부도 불사하자는 의견도 일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증금 납입처럼 재판부가 부과한 조건의 준수를 거부하면서 보석이 취소되도록 하는 방법 등이 고려될 수 있다. 다만 피고인이 재판부의 보석 결정에 불복하는 사례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 전직 사법부 수장이 이를 감행하기에는 부담이 커 실행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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