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피카소·뉴먼…오감만족 해외 '아캉스'

World Art 유명 미술관 화랑 여름기획전 풍성

英 테이트모던, 곤차로바 회고전
테이트브리튼, 고흐 예술세계 조명
파리 프티팔레뮤지움의 ‘로맨틱 파리’에 전시된 외젠 들라크루아의 1835년작 ‘파샤와 지아우르의 대결’.
미국 뉴욕을 비롯해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독일 슈투트가르트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미술관과 유명 화랑이 ‘아캉스(art+vacance)’족을 겨냥한 여름 특별전을 다양하게 열고 있다. 인상파 거장 빈센트 반 고흐와 입체파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 바넷 뉴먼의 추상화, 유명 작가들의 이색적인 미디어아트 등 ‘오감 지수’를 높이는 전시회들이어서 눈길을 끈다.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해외 휴가지에서 그림을 보고, 즐기고, 투자하는 ‘미술 3락(樂)’에 빠져보면 어떨까.

알 듯 모를 듯…추상미술의 유혹

최근 국제 화단을 지배하고 있는 추상미술의 흐름을 짚어볼 수 있는 전시회가 다채롭게 열린다.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은 ‘추상의 서사-폴록부터 헤레라까지’전을 기획했다. 미국 추상표현주의의 거장 잭슨 폴록의 1950년 작 ‘가을 리듬’을 비롯해 루이스 네벨슨의 ‘N여사의 궁전’, 헝가리 작가 일로나 카세루 등의 추상화와 조각 50여 점이 나와 있다.

1950년대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운동을 주도한 바넷 뉴먼의 작품은 미국 휴스턴 메닐컬렉션미술관에 걸렸다. 뉴먼은 자신의 작품을 미적으로 인식하는 ‘그림’이라기보다 감성을 자극하는 ‘사물’로 간주했다. 작품을 제작할 때 자신이 체험하고 쏟아낸 광신적, 열광적 감정을 관람객들도 동일하게 느끼기를 기대했다. 두 개의 색면에 수직선을 그려넣은 작품 앞에서 그의 열정을 세세하게 읽어낼 수 있다.반 고흐의 런던 시절 미학 탐험

영국 최대 미술관 테이트모던은 ‘러시아 아방가르드미술의 선구자’ 나탈리아 곤차로바의 예술적 원동력을 집중 조명한다. 곤차로바는 빛을 공간적 특성으로 표현하는 레요니즘(Rayonnism·광선주의)을 창시했다. 러시아 민속 예술과 중세 시대 목판술을 활용해 여인과 풍경을 초현실적으로 해석한 800여 점을 내보인다.

영국 런던 밀뱅크의 유명 화랑 테이트브리튼갤러리, 파리 아틀리에 뤼미에르갤러리는 빈센트 반 고흐의 예술세계를 펼쳐보인다. 테이트브리튼은 1873~1876년 런던에서 아트딜러로 활동한 고흐의 예술적 에너지와 활동 궤적을 추적한다. 고흐의 작품 45점을 감상하며 영국 문화에서 얻은 고흐의 문화적 영감을 맛볼 수 있다.20세기 ‘움직이는 조각’의 창시자 알렉산더 칼더와 입체파 거장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을 함께 살펴보는 전시회도 마련됐다.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이 기획한 ‘칼더-피카소’전이다. 칼더 조각의 여백미와 피카소 그림의 입체미를 비교하며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미술관은 다음달 11일까지 1960년대 독일 회화전을 기획했다. ‘거꾸로 된 그림의 작가’로 유명한 게오르그 바젤리츠를 비롯해 르하르트 리히터, 시그마 폴케, 안젤름 키퍼의 초기 그림들만 모아 독일 신표현주미술의 맥을 짚어낸다.

파리 프티팔레뮤지움은 ‘로맨틱 파리’전을 열고 외젠 들라크루아 등 낭만파 화가들의 특징을 살핀다.베니스비엔날레와 시애틀아트페어

현대미술의 큰 흐름을 따라잡는 비엔날레와 아트페어(미술장터)도 풍성하다. 세계 최대 미술축제 58회 베니스비엔날레는 오는 11월 24일까지 이탈리아 베네치아 자르디니 공원과 아르세날레 일대에서 ‘흥미로운 시대를 살아가기’란 주제로 펼쳐진다. 영국 런던 헤이워드갤러리 관장인 랠프 루고프가 총감독을 맡은 본 전시에서는 잠재력을 인정받은 작가 79명의 작품을, 국가관에서는 90개 나라 대표 작가들의 색다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뉴욕 휘트니비엔날레는 오는 9월 22일까지 휘트니미술관에서 열린다. 제인 파네타와 루제코 호클리가 기획한 이번 행사에는 미술가 75명이 참가했다. ‘몸의 탐구’를 시각예술로 승화한 작품들이 시선을 당긴다. 시애틀아트페어는 다음달 1~4일 센추리 링크 필드에서 판을 벌인다. ‘호기심과 경이로움’을 기치로 내걸고 미술품 2000여 점을 전시·판매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