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연합연습 명칭, '동맹' 대신 '전작권 검증연습' 검토

내달 초부터 3주 가량 시행
"北비난 고려한 조치" 분석

'韓대장 사령관-美대장 부사령관'
바뀐 체제로 위기관리 능력 검증
한·미 군 당국이 내달 초 시행을 검토하고 있는 연합 군사연습의 명칭에서 ‘동맹’이라는 단어를 제외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이 한·미 연합 군사연습 시행 여부와 미·북 실무협상을 연결짓는 듯한 반응을 보인 점을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21일 복수의 한·미 군 소식통에 따르면 내달 있을 군사연습의 명칭으로 ‘전작권 검증연습’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번 연습의 명칭은 ‘19-2 동맹’이 유력했다. 이번 연습은 전시작전권 전환 능력 및 시기를 평가하는 핵심 절차인 전작권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을 위한 것이다. 양국 군 당국은 한·미 연합연습을 다음달 초부터 3주가량의 일정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동맹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건 최근 북한이 한·미 군사연습이 미·북 실무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비난한 점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6일 기자 문답을 통해 ‘19-2 동맹’이 현실화한다면 미·북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번 연습은 병력과 장비를 동원하지 않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연합위기관리연습(CPX)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원래 훈련 명칭이 정해진 게 없다. 언론에서 ‘19-2 동맹’이라고 불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그렇게 계속 불러온 것”이라며 “이름이 어떻든 훈련 자체 성격은 변한 게 없다”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은 올해 연례 군사연습이었던 ‘키리졸브’를 폐지하고, 지난 3월 ‘19-1 동맹(alliance)’이란 새로운 이름의 연합연습을 했다. 기존 키리졸브 연습은 1부 방어와 2부 반격으로 나눠 진행됐지만, 19-1 동맹 연습은 2부 반격 연습이 생략됐다. 기간도 2주에서 1주로 줄었다.이번 연습은 전작권 환수 이후 한·미 양국의 연합위기 관리 능력을 검증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 미래연합군사령부 편제처럼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미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각각 맡는 체제로 시행된다. 최병혁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대장)이 사령관을,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대장)이 부사령관을 각각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위기 상황을 가정해 사령관을 맡은 최 대장이 전작권 절차에 따라 연합위기관리 상황에 따른 임무를 수행하고, 주한미군을 비롯한 전체 군을 지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는 이번 연습 과정에서 활동할 IOC 검증단도 구성한다. 최현국 합참차장(공군 중장)과 주한미군 케네스 윌즈바흐 부사령관(미 7공군사령관·중장)이 단장을 맡고, 한국군과 미군 5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