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여성벤처 1호' 서지현…미공개정보 이용 주식 거래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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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부당이득 혐의 수사 중‘1세대 여성 벤처인’으로 불리는 서지현 전 버추얼텍 대표(54·사진)가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버추얼텍 지분 확대 후
가상화폐거래소 인수 공시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오현철)는 서 전 대표 등이 코스닥 상장사 버추얼텍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서 전 대표는 남성 창업인 비중이 높은 국내 벤처업계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 1983년 연세대에 첫 개설된 전산학과에 1회로 입학했다. 대학 졸업 후 1991년 후배들과 컴퓨터 3대만 갖고 기업용 인트라넷 소프트웨어(SW) 업체인 아이오시스템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1999년 버추얼텍으로 상호를 변경한 뒤 2000년 여성 창업 벤처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2001년엔 그가 보유한 주식 평가액이 211억원에 달해 국내 최고 여성 벤처 갑부 반열에 올랐다. 2002년에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한 ‘아시아 차세대 지도자 18인’에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버추얼텍은 급속하게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주력 제품인 인트라넷 솔루션이 외면당하면서 2001년부터 7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2002년 인수한 제지업체 세풍(현 페이퍼코리아)을 통한 신문 고지(폐지) 사업 비중이 점점 커져 사실상 주력 사업이 정보기술(IT)업에서 폐지업으로 넘어갔다.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이 불거진 것은 2017년 말부터다. 서 전 대표는 그해 11월 버추얼텍 주식 35만여 주를 주당 1070원 선에 사들여 지분율을 12.0%에서 13.3%까지 끌어올렸다. 그다음달 21일 버추얼텍은 가상화폐거래소 코인통을 운영하는 토마토솔루션 지분 30.0%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이후 버추얼텍은 두 차례 상한가를 치며 이듬해 1월 10일 주가가 2990원까지 치솟았다.
서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기업설명회(IR)에서 “블록체인과 바이오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 3월 서 전 대표는 보유하고 있던 버추얼텍 지분 전량(430만 주)을 102억원(주당 2385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돌연 경영권을 포기했다.
이에 대한 한국거래소 심리 결과 서 전 대표의 미공개정보 이용 등 불공정거래 징후가 포착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이 조사에 착수, 지난 5월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서 전 대표가 지난 19년간 온갖 풍파에도 CEO 자리를 지켜왔다는 점에서 이번 시련을 어떻게 이겨낼지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오형주/노유정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