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원내대표가 법사위 활동을? 현실적으로 힘들어…드라마는 드라마일뿐"

사진=JTBC 홈페이지
최근 시즌1이 종료된 JTBC 드라마 ‘보좌관’이 여의도에서 화제를 모았다. 국회나 정부 요인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닌, 국회 보좌관이라는 직업을 다루는 첫 드라마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지만 보좌관들 사이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묘사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보좌관들은 여당 원내대표에 당선된 송희섭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장면을 드라마에서 가장 어색한 장면으로 꼽았다. 한 여당 보좌관은 “여당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위원회 운영장을 맡게 돼 있고 정보위원회를 겸하게 돼있다”라며 “여당 원내대표는 기존에 배정받은 상임위에 남아있을 수는 있지만 상임위 활동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당선된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회법에 따라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됐다. 정보위원회 위원도 겸하고 있다. 이 보좌관은 “드라마가 너무 많은 것을 압축해 보여주려고 하다 보니 어색한 점 투성이”라고 설명했다.보좌관들은 송희섭(김갑수 분) 의원실의 장태준 수석보좌관(이정재 분)이 송 의원과 대척점에 있는 조갑영(김홍파 분) 의원을 협박하는 장면을 보고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드라마 속에서 장 보좌관은 송 의원의 약점을 잡은 조 의원 앞에 역으로 조 의원의 후원금 의혹 증거 자료를 제시한다. 이에 격분한 조 의원은 장 보좌관을 뺨을 내려친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의원실에서 근무 중인 오상택 비서관은 “국회의원 보좌관이 의원을 협박하고 맞선다는 건, 사실상 이 업계에서 발을 떼겠다는 것 아니고서야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의원은 보좌진에 대한 인사권이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보좌관을 때리는 것도 국회에 순식간에 소문이 나기 때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김모 보좌관은 조 의원이 초선인 여성 비례대표 의원에 대한 힐난을 늘어놓는 장면에서 몰입이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초선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강선영(신민아 분) 의원을 향해 “이래서 비례대표 여자들은 안 된다고 욕을 먹는 거다. 질의서 내용이나 더 세련되게 만들 생각을 해”라고 말한다. 김 보좌관은 “요즘 같은 세상에 그런 식으로 한 마디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바로 여성 의원들이 단체로 들고 일어난다”며 “단순히 논란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당 차원 징계나 심하면 의원직 사퇴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