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폴드' 못 펴는 사이 LG '듀얼스크린' 조용한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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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폰' V50 씽큐, 게임·동영상 맞춤폰 부각만루 홈런을 노리던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가 정식 출시도 못한 사이 LG전자 ‘V50 씽큐’는 착실하게 적시타를 쳐내며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예상치 못했던 폴더블(접을 수 있는)폰 상황 전개다.
"써본 사람은 반응 좋다" 희망 보는 LG전자
20~21일 잠실서 모바일게임 페스티벌 개최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첫 5세대 이동통신(5G)폰 V50 씽큐는 지난 5월 출시 이후 2개월 만에 국내 판매 35만대를 넘어섰다. 4G 때보다 훨씬 출발이 좋다. LG전자 관계자는 “2011년 4G 상용화 당시 LG전자의 첫 4G 롱텀에볼루션(LTE)폰이었던 ‘옵티머스 LTE’에 비해 약 2배 빠른 판매 추이”라고 말했다.V50 씽큐의 또 다른 특징은 탈착식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듀얼 스크린’을 채택한 것. 화면을 덮은 플립형 케이스로 필요할 때 화면 2개를 끼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당초 듀얼 스크린 방식은 폴더블폰 경쟁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폴더블’에 대한 기대치와 다소 달랐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자체를 접는 형태의 타사 폴더블폰에 비해 기술혁신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 폴드가 ‘폼팩터(제품 형태) 혁명’이란 찬사를 받은 데 비해 화제성에서 크게 밀렸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 4월 출시 예정이던 갤럭시 폴드가 기기 결함 문제로 아직도 출시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러다가 다음달 미국 뉴욕에서 언팩(unpack) 행사를 여는 갤럭시 노트10과 함께 공개하는 것 아니냐는 설이 나돌 만큼 유례없는 출시 연기 사태를 겪고 있다.반면 V50 씽큐는 듀얼 스크린의 강점 어필에 나섰다.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이 대표적이다. 듀얼 스크린의 특성상 화면 2개를 각각 플레이 화면과 게임 패드로 활용할 수 있단 점을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게임 화면을 손가락으로 가리지 않아 확실히 몰입도가 높다”고 귀띔했다.게임회사도 아닌 LG전자가 지난 20~21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서 모바일 게임 페스티벌을 연 데는 이같은 배경이 깔려있다. 행사장에 넷마블·넥슨·슈퍼셀 등 유명 게임사들의 대규모 체험존을 설치, 500여대의 V50 씽큐로 플레이해볼 수 있게끔 했다. “몰입감이 다른 게임폰”임을 각인시키기 위해서였다. 행사 이틀간 관람객이 7만명 이상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LG전자 측은 “듀얼 스크린 생태계 확장을 위해 게임업계와 전방위 협력하고 있다. 게임이 대용량·고화질로 진화하는 만큼 초저지연성, 빠른 속도 등 5G 특성에 부합하는 킬러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한 화면으로 유튜브·넷플릭스 등의 동영상을 보면서 다른 화면에선 카카오톡·페이스북 같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활동을 자유롭게 하는 멀티태스킹에도 알맞다는 평이다.
업계에서는 V50 씽큐의 선전을 장밋빛으로만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파격적 공시 지원금, 듀얼 스크린 무상제공 등 마케팅 비용 부담이 큰 데다 이동시 휴대해 한 손으로 즐기기엔 부담스러운 점 역시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힌다. 갤럭시 노트10이 5G용으로 출시되면 경쟁 상대도 늘어난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공시 지원금 영향이 상당하다는 점은 파악하고 있다. 다만 긍정적 포인트는 일단 V50 씽큐를 사용해본 사람들 반응이 대부분 호평이란 점”이라며 “듀얼 스크린 첫 제품인 만큼 아쉬운 점은 보완해 새 모델을 내놓겠다”고 말했다.LG전자는 이르면 오는 9월 독일에서 열릴 국제가전박람회(IFA)에 듀얼 스크린을 적용한 신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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