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장관 "달탐사, 과학자 의견 듣고 추진"…일정 연기 암시

과기부 세종이전 앞두고 기자간담회…"병역특례 방안도 내달 발표"

한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2일 일정을 재검토하고 있음을 밝혔다.유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달 궤도선의) 중량이 늘어났으면 설계도 다시 해야 하고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도 달라져야 하고 시간도 늘어날 수 있다"며 "항우연 내부와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위원회에서 지금 논의하고 있다.

거기에 맞게 더 연기한다든지 (할 것)"라고 밝혔다.
작년 2월 과기정통부는 달 궤도선을 2020년까지 발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일정을 계획대로 추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지난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중량 550㎏, 연료탱크 260ℓ의 기본설계로는 달 궤도선이 6개의 탑재체를 싣고 1년간 임무를 수행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사업단장이 연구자들의 의견과 기술적인 근거들을 묵살하고 기존 설계대로 진행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며 연구 현장의 갈등 상황을 전했다.

유 장관은 이날 달 탐사를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일정처럼 정부가 의지로 밀어붙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전문가들이 '언제까지 해내야 한다'고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과학자의 이야기를 듣겠다.그래야 더 전문성을 가지고 책임감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 많은 기술과 사람을 확보할 수 있는데 이게 더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며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또 이공계 전문연구요원제도 폐지·축소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그는 "저출산·고령화로 병력자원이 줄어드니 국방부는 누구나 군 복무를 해야 한다는 원칙을 전제하고 있다"면서 "과학기술의 경우 젊은이를 이공계로 유인하는 게 국가적인 숙제인 만큼 이를 국방부와 이야기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애초 7월 중 (병역특례 방안을) 발표하기로 돼 있었는데 논의가 늦어졌다"며 "8월 정도에는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