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이란 '징벌' 작전의 주역은 맨델커 재무차관

트럼프 행정부 이란 정책 핵심 설계ㆍ집행자

유조선 피격과 드론 격추, 유조선 나포 등 걸프 해역의 긴장이 전례 없이 고조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에 대한 미국의 최대한 압박 작전의 주역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나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같은 인사가 아니라 시걸 맨델커 재무부 테러ㆍ금융정보담당 차관이라고 미 시사지 애틀랜틱이 지적했다.
애틀랜틱은 20일 미-이란 간 무력충돌 위험이 증가하고 있지만 미국의 이란에 대한 징벌 작전은 실제로 물리적 분야가 아니라 금융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면서 명목상으로는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이 미국의 대이란 정책을 대표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이란 정책 설계자이자 집행자는 맨델커 차관이라고 지적했다.

맨델커 차관은 앞서 북한이 경제제재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가상화폐 시스템을 겨냥한 사이버 범죄를 벌이고 있다고 경고하는 등 국제 금융범죄에 대한 미 재무부의 단속을 주도하고 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 후손인 맨델커 차관은 미시간대 출신의 변호사로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의 법률서기와 뉴욕 지검 검사, 법무 부(副)장관 법률고문 등을 거쳤으며 법무부 범죄담당 부차관보를 지냈다. 알카에다 등을 겨냥한 대테러 및 국제 제재 이행과 금융 범죄 분야 전문가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가급적 전쟁을 피하면서 압박을 강화하는 입장을 선호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정책 수립과 집행과정에서 핵심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재무부 테러 및 금융 범죄 대책을 주도하면서 현 세계 금융전쟁 양상을 크게 변화시킨 주역으로 지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영국 유조선을 나포한 후 이란이 현재 큰 곤경에 처해있으며 경제가 추락하고 있다며 대이란 압박 작전의 성과를 과시했다. 지난 19일 아스펜 안보포럼에 트럼프 행정부 관리로는 유일하게 참석한 맨델커 차관은 대이란 압박 작전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전임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란과의 핵 합의 입안에 관여했던 웬디 셔먼 전 국무차관 등과 설전을 벌였다.

맨델커 차관은 이란의 원유 수출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헤즈볼라와 같은 이란이 지원해온 이슬람 무장조직이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는 점등을 들어 이란에 대한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애틀랜틱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압박정책이 그 정책 목표를 달성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대이란 제재가 이란을 옥죄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압박과 긴장 고조의 한편에서 이란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기를 바라는 트럼프 대통령은 랜드 폴 상원의원을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만나도록 하는 등 외교적 접촉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만약 이란과의 협상이 성과를 거둔다면 일단 이란에 대한 제재 작전은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외교목표를 달성하는 셈이다.

맨델커 차관은 특히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이란의 재정 지원 차단에 관심을 쏟고 있으며 지난 1940년대 미 재무부가 당시 나치독일의 자산을 압류한 전례를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