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한카드 30대 여직원, 회삿돈 14억원 가로채

가입자 신용 관리하는 '신용관리본부' 대리급 직원
회사 물품 '구입 카드' 사적 유용, 경찰 구속 후 검찰로 송치
회사 측 "내부 감사 통해 적발…금감원·경찰에 인계"
한경DB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에서 10억원대 배임 사건이 발생했다.

23일 신한카드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 초 신용관리본부 소속 모 대리가 회사 물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하는 구매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적발했다. 규모는 14억원에 달한다.신한카드는 정기감사를 통해 30대 여성인 이 직원의 배임 사실을 확인해 경찰에 인계했다. 남대문경찰서는 배임 혐의로 해당 직원을 구속했고 최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구체적인 배임 기간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규모를 감안하면 적어도 수 개월 이상 사적으로 카드를 사용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신한카드 측은 해당 직원에게 변제 계획서를 받았고 현재까지 3억원 정도를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 측은 금융감독원에 사건 경과를 비롯해 자체 징계 계획 등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임이 일어난 신용관리본부는 1000만 신한카드 가입자의 신용을 관리하는 곳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내부 감사를 통해 적발한 사건으로 통제 절차에 따라 경찰에 인계했다"며 "사건을 정리해 금감원에도 함께 전달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고 내용이 도착하면 신한카드의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볼 계획"이라며 "적절하지 않았다면 금감원 차원에서 추가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고 했다.

이번 배임 사건의 발생으로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체면을 구기게 됐다. 신한카드는 그동안 국내 금융회사 중 가장 빨리 카드 부정사용을 확인할 수 있는 탐지 시스템 FDS(Fraud Detection System)를 도입했다고 강조했다.국내 최고 수준의 사고 예방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고 전해왔지만, 정작 내부 통제에서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