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예견된' 어닝쇼크…2분기 매출 40% 급감

영업이익도 2분기 연속 적자
법률자문비 등 판관비 급증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어닝쇼크’에 빠졌다. 매출이 급락한 데다 2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대외신인도가 추락하면서 해외 수주가 급감한 탓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분기 매출 781억원과 영업적자 154억원(별도기준)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7.7% 감소했다. 영업적자는 지난 1분기(234억원 적자)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영업적자 폭은 에프앤가이드 전망치(86억원)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 혁신활동과 원가절감 등으로 영업적자는 전 분기보다 줄었지만 2공장 정기보수와 해외 수주 감소 등이 겹치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업계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어닝쇼크가 예견된 결과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분식회계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법률자문 비용 등 판매관리비가 크게 늘어나서다. 검찰 수사 중 확인되지 않는 정보가 쏟아지면서 고객사와의 수주 협상에도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산업은 수주 계약이 이뤄지면 1~2년 뒤 매출에 반영되기 때문에 실적 악화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검찰 수사와 19차례의 압수수색,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에 대한 영장 청구 등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정상적인 회사 경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검찰 수사 등으로 인한 여파가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 최대 규모 위탁생산업체(CMO)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부진이 장기화하면 국내 바이오업계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