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日 여론전' 중단한 조국 민정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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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없는 일 나선다' 비판에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사진)이 열흘간 소셜미디어에서 벌인 ‘대일(對日) 여론전’을 멈췄다.
日보복 관련 SNS 활동 안하기로
23일 청와대에 따르면 조 수석은 전날 “한국의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한국 대법원 판결을 비방·매도하는 것은 무도(無道·도리에 어긋남)하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 후속 글을 올리지 않고 있다. 조 수석은 지난 13일 1980년대 운동권 노래인 ‘죽창가’를 올리며 일본의 경제 보복을 처음 언급한 것을 시작으로 22일까지 43건의 글을 게재했다.그는 ‘민정수석이 직접 관련이 없는 업무에 지나치게 나선다’는 비판 여론이 인 지난 22일 청와대 참모진에 ‘이제 일본 경제 보복과 관련해서는 소셜미디어 글을 쓰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조 수석이 열흘간의 여론전으로 자신의 주장이 충분히 국민에게 전달됐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끝난 데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23~24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 이사회가 열리는 만큼 정부의 공식 여론전을 조용히 지켜보겠다는 생각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조 수석의 페이스북 글이 정치권 대립으로 비화하고 있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전날 친문(친문재인)으로 꼽히는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라디오 방송에서 “(조 수석이) 공직자로서 갈등을 오히려 확산·심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 반발이 거세진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조 수석의 ‘친일·반일’ 프레임은 내년 총선에서 경제 실패와 외교·안보 무능을 감추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청와대는 전날 “청와대 공식 입장이 아니다”면서도 “법리적인 문제는 법조인으로서 민정수석도 충분히 발언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조 수석의 소셜미디어 여론전을 옹호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