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 경찰 51명 발굴해 5명 서훈 신청한 경찰청 '셜록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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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철 총경 지휘로 '찰떡 호흡'“독립운동가 출신 선배 경찰을 발굴해 세상에 알리고, 후배들이 본받을 수 있는 경찰의 모습을 제시할 때 희열을 느낍니다.”
안맥결·최능진 등 공적 밝혀
이영철 경찰청 임시정부 백주년 기념사업추진단장(총경·왼쪽 세 번째)은 “경찰의 역사를 왜곡하거나 미화하려는 게 아니다”며 “사회에 크게 공헌했으나 존재가 잊혀진 이들을 발굴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경이 이끄는 발전·성찰계는 경찰 사이에서 ‘셜록팀’으로 불린다. 수수께끼 같은 문헌들을 뒤져 추리와 검증을 통해 잊혀진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을 찾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광복 전후의 자료를 탐색해야 하는 특성으로 인해 팀원들의 배경도 독특하다. 역사 교사 출신인 박성희 경장(다섯 번째)이 주로 고증을 맡고, 영어가 능통한 한준섭 경정(두 번째)과 러시아어를 전공한 하인문 경감(네 번째)이 문헌 조사를 담당한다.
실종자 수색 경험이 풍부한 박홍주 경위(첫 번째)는 유족 등을 만나 새 자료를 찾는 역할을 한다. 이 총경은 “보훈처를 통해 받은 광복군 계열 독립유공자 500여 명의 기록과 경찰 인사기록을 모두 대조하고, 유족 확인 등을 통해 선배 경찰들을 찾고 있다”며 “백준기, 김영춘 등과 같은 광복군들이 광복 후 경찰에 복무한 것은 ‘광복군 제2지대 회원 명부’ 등을 살피다가 경찰 옷을 입고 있는 사진 한 장이 단서가 돼 밝혀낸 사실”이라고 했다.
지난해 4월부터 활동한 셜록팀이 찾은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은 51명. 만삭의 몸으로 옥고를 치른 안맥결(前 서울여자경찰서장), 친일경찰 청산을 주창하다가 파면당한 최능진(前 경무국장)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이 총경은 “독립유공자로 인정을 못 받고 있던 5명에 대한 서훈을 추진해 안맥결 총경이 지난해 건국포장을 받았을 때가 가장 보람된 순간”이라고 소개했다.이어 “5·18광주민주화운동 때 계엄군의 강경 진압 명령을 어기고 끝까지 광주시민을 지킨 전남 경찰관,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순직한 경찰관들에 대한 발굴 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