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검찰 조사 장기화에 수주 지연…"성장성 흔들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 기대감이 약해지고 있다. 검찰 조사의 장기화로 신규 수주가 지연되고 있음이 지난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드러났다.

2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개별 재무제표 기준 2분기 매출은 7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54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시장이 예상한 매출 981억원, 영업손실 129억원을 밑돌았다. 분식회계에 대한 검찰 조사가 시작될 당시 증권사 연구원들은 투자심리에는 부정적이지만, 공장 가동률 등 기초체력(펀더멘탈) 관련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신규 수주계약이 지연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법률 대응을 위한 소송비용의 비중도 커지면서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소송비용이 포함된 판매관리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 1분기 18%에서 2분기 34%로 크게 늘었다.

무엇보다 삼성바이오가 제시했던 연내 3공장 수주 50%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졌다. 이는 올 하반기 및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요인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검찰 기소 가능성 및 행정소송 1심 결과에 따른 최고경영자, 최고재무책임자 관련 이슈 해소 전까지 신규 수주계약이 지연될 것"이라며 "4공장 건설도 늦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실상 경영이 마비돼 3공장 이후의 성장동력인 4공장 건설 검토가 불가능한 상황이란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검찰 조사 이슈의 해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성장 가능성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된 것이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탈과 투자심리는 바닥을 친 상황"이라며 "그러나 의미 있는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실적개선이나 법적공방의 불확실성 해소 등 확실한 동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