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30분 면담한 나경원 "안보에 대한 생각 같다"

羅, 靑·정부 인사 앞서 주한 美대사관저서 볼턴과 비공개 차담
중러 영공침범·日보복·北잠수함 등 논의…"한미동맹 중요성 강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방한 중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약 30분가량 비공개로 회동했다.회동은 나 원내대표가 볼턴 보좌관에게 직접 이메일로 요청해 성사됐다.

볼턴 보좌관이 청와대·정부 인사 면담에 앞서 야당 원내대표를 먼저 만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오전 8시 정도에 미국 대사관저에서 볼턴 보좌관을 만났다"며 "안보와 관련된 한국당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밝혔다.나 원내대표는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는 등 엄중한 안보 현실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일본의 수출 보복 조치는 한미일 삼각 공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부분도 강조했다.

매우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측에서 볼턴 보좌관 외에 2명이 배석했다고 설명했다.다만 볼턴 보좌관의 발언에 대해서는 "말씀드리는 게 적절하지 않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차담 형식으로 이뤄진 회동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KADIZ 침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문제, 북한이 공개한 신형 잠수함 등 최근 현안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함구하면서도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볼턴 보좌관과 생각이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한국당 내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 핵심 인사인 볼턴 보좌관이 청와대·정부 관계자보다 나 원내대표를 먼저 만난 데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의원외교 과정에서 안면을 튼 나 원내대표와 볼턴 보좌관은 직접 통화를 할 만큼 친분을 쌓아왔다고 한국당은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2016년 11월 '국회 동북아평화협력 의원외교단'의 일원으로 미국을 방문해 유엔주재 미국 대사였던 볼턴 보좌관을 만난 바 있다.

지난해 5월에는 '한미일 의원회의' 한국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워싱턴DC를 찾아 볼턴 보좌관과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볼턴 보좌관은 23일 1박 2일 일정으로 단독 방한했으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을 만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