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인터넷은행 '대어' 도약 발판 올랐다

지분교환 완료하면 정식 '카카오 자회사'
출범 6분기 만에 흑자…"카카오와 협력 늘릴 것"

카카오뱅크 대주주 카카오가 금융당국 한도초과보유주주 승인을 받으면서 카카오뱅크는 운신의 폭이 더욱 넓어졌다.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지분을 확보하고 정식 자회사로 편입하면 두 회사 사이 협력관계가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금융권 서비스 판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 '간편한 은행거래' 보편화한 카뱅 "카카오와 시너지"
24일 카카오와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카카오는 금융당국 승인을 계기로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지분 매매를 진행해 카카오뱅크를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카카오뱅크가 '카카오공동체' 정식 일원이 되면 기술 면에서 양사가 더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작년 12월에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모임통장' 서비스를 출시해 한 달 만에 이용자 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렇게 풍부한 메신저 사용자와 콘텐츠를 가진 카카오와 협력하는 서비스를 앞으로 더 다양하게 출시한다는 계획이다.2017년 7월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은행업에 '비대면', '공인인증서 없는 은행거래'를 일반화시켰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출범한 이후로 기존 은행에도 간편인증·송금이 빠르게 보편화했다.

간편한 거래방식과 카카오의 젊은 이미지에 힘입어 카카오뱅크는 이달 11일 계좌고객 수 1천만명을 돌파했다.영업 개시 2년 만이다.

영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흑자 전환에 3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출범 6분기 만인 올해 1분기에 흑자를 달성했다.

카카오뱅크는 다음달 중으로 자체 신용으로 대출을 해주는 중금리 대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 이후에는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앞으로 제2금융권 대출 연계 같은 플랫폼 비즈니스를 늘려 비이자수익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투자 지분 분산이 과제…한투증권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최대주주로 공식적으로 올라서려면 다른 주주들이 갖고 있던 지분 일부를 가져와야 한다.

카카오는 은행 설립을 준비할 때 주주들과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보유 제한) 규제가 완화되면 카카오가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게 한다'는 지분 매매 약정을 체결했다.

금융당국 승인에 따라 앞으로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34%를 갖고, 한국투자금융지주는 '34%-1주'를 가진 2대 주주로 내려오게 된다.

다만 금융지주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5%만 남기고 나머지를 다른 한국투자 계열사에 넘겨야 한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금융지주사는 금융사 지분을 50% 이상 갖거나, 아예 5% 이내로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현재 이 지분을 어떻게 분산할지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 주요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2017년 3월 국민주택채권 등 채권매매 수익률을 동일하게 맞춘 담합(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5천만원 벌금형을 받은 탓에 대주주가 될 수 없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의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 이력이 있는 한국투자증권의 100% 자회사여서 대주주 심사에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지분 배분 방안을 논의 중이기에 당국 대응을 미리 말할 수 없다"며 "신청을 하면 검토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최대주주가 되면 은행 증자가 더 용이해진다.

대출사업을 확대하려면 은행의 자본 비율을 건전하게 유지해야 하고, 이때 증자가 필요하다.

여기서 최대주주가 가장 큰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현재 카카오뱅크 자본금이 1조3천억원에 달해 당장 추가 증자를 계획하지는 않고 있다.카카오 관계자는 "앞으로 카카오뱅크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보면서 필요할 때 증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