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자유특구' 출범…혁신기술 58건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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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특구委, 7개 지역 지정앞으로 강원도에서는 고혈압이나 당뇨 환자를 의사가 원격으로 진료하고, 부산에서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수산물 이력을 관리한다. 세종에서는 승객을 태운 자율주행버스가 운행할 수 있게 된다.정부는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규제자유특구위원회를 열어 강원(디지털 헬스케어), 부산(블록체인), 세종(자율주행) 등 7곳을 규제자유특구로 선정했다. 대구(스마트 웰니스), 전남(e모빌리티), 충북(스마트 안전제어), 경북(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특구는 선정일 이후 관련 규제 특례를 받게 된다.문재인 대통령은 24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규제자유특구, 지역 주도 혁신성장의 중심’을 주제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성장이 우리 목표”라며 “이를 위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사용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 원격의료·전남 e모빌리티
세종 자율주행 등 신산업 육성
'수소 도시' 꿈꾸던 울산은 탈락
규제자유특구는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지역별로 규제를 유예하거나 면제해 신기술·신산업을 실증하고 사업화하는 제도다. 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부가 10개 지자체의 특구계획안을 1차 협의 대상으로 올린 데 이어 공식 신청한 8곳 중 심의를 거쳐 7곳을 최종 선정했다. 수소산업을 내세웠던 울산은 실증 시제품이 없어 제외됐다.
중기부는 규제자유특구 7곳 지정과 함께 규제 특례 49개, 메뉴판식 규제 특례 9개 등 총 58개의 규제 특례를 허용하기로 했다. 규제 분야별로 △개인정보·의료분야(강원·대구·부산) △자율주행차·친환경차 분야(세종·전남) △에너지 분야(충북·경북) 등이 대표적이다. 경북에서는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희토류를 추출하는 방안을 연구한다. 대구에서는 3차원(3D)프린터를 활용해 의료기기를 공동으로 제작하는 공간을 설치할 계획이다. 농업이 주산업인 전남에서는 1인승으로 제한된 농업용 동력운반차 승차 인원을 2인까지 허용해준다. 충북에서는 그동안 유선으로만 이뤄졌던 가스안전제어를 무선으로 시행하는 기준을 세계 처음으로 마련할 방침이다.지자체 추산에 따르면 특구기간(4~5년)에 7개 특구에서 총매출 7000억원, 고용유발 3500명, 기업 400개 유치의 경제효과가 예상된다.
정부가 규제자유특구를 선정한 것은 규제혁신을 통한 성장을 이끌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국민과 기업이 ‘이 정도면 됐다’고 느낄 수 있는 혁신의 비등점에 도달하려면 상징성이 큰 규제 개선과 함께 규제를 담당하는 일선 행정의 변화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기부는 특구 내 기업, 대학, 연구기관에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하고, 기업 유치를 위한 세제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규제특구에 투자하면 기존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보다 더 큰 폭의 투자세액공제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규제자유특구 지원 예산은 지자체가 제출한 계획을 기준으로 1300억원 이상 들어갈 전망이다.
중기부는 2차 규제자유특구 선정을 위해 오는 10월 말까지 심의를 끝내고 12월 최종 발표할 계획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앞으로 2년 동안 관련 혁신기술을 실증해 안전성이 확인되면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보강하겠다”며 “지역별로 관련 산업을 집적화해 지역균형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기열/박재원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