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보복에 대응…화관·화평法 한시적 규제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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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소재·부품 국산화 지원정부가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국내 기업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연구개발(R&D)을 촉진하기 위해 R&D용 화학물질에 대한 규제를 일부 완화하기로 했다. 화학물질의 각종 등록 의무를 간소화하고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는 게 골자다. 추가로 규제를 풀어줄 부분이 있는지도 살펴보기로 했다.
R&D 화학물질 등록절차 간소화
박천규 환경부 차관은 지난 23일 세종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의 근간을 유지하되, 한시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일본 수출규제로 핵심 부품·소재 국산화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으나 환경규제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박 차관은 “국가적 큰 위기 상황인 만큼 신규화학물질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해 최대한 빨리 확인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박 차관은 “법의 근간을 흔들 정도로의 완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일각에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하지만 지금 노를 잘못 저으면 나중에 다 잃게 된다”고 말했다.
박 차관의 발언은 화평법·화관법 등 법 자체는 손보지 않고, R&D 목적의 신규화학물질에 대해 등록의무 면제 절차를 간소화해 주는 식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 국산화를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2015년 제정된 화평법은 기존 화학물질을 국내에서 연간 1t 이상 제조·수입하는 업체에 관련 정보 등록을 의무화했다. 유해성 자료 등 각종 서류도 구비해야 한다. 신규화학물질을 연간 100㎏ 미만 제조·수입하는 업체도 반드시 사전 신고하도록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