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국내 생산 능력 있는데도 日 협력에 안주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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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보복 어려움 처한 기업에 쓴소리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을 향해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협력에 안주하고 변화를 적극 추구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재계 "무조건 국산 써야하나" 반발
문 대통령 '거북선횟집' 찾아 "당당히 대응"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누리마루에서 ‘규제자유특구, 지역 주도 혁신성장의 중심’을 주제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 후 오찬 자리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이) 우리에게 소중한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문 대통령은 또 “중소업체가 개발에 성공해도 수요처를 찾지 못해 기술 등이 사장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역량을 총동원한다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상황 인식에 대해 재계는 불만을 토로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단가가 낮고 기술력이 좋은 기업의 부품과 소재를 구입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무조건 국산 제품이라고 해서 쓰라는 건 시장경제에 맞지 않는 얘기”라고 씁쓸해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시·도지사 간담회를 마치고 부산 해운대 ‘거북선 횟집’을 방문한 자리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당당하게 대응하라”고 시·도지사 및 청와대 참모 등에게 지시했다. 이 사실은 점심을 함께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졌다. 강 수석은 문 대통령이 식당에서 마이크를 잡고 “부산에서 유명한 집이다. 오해가 없길 바란다”며 “지난번 전남에 가서 거북선 12척 얘기를 했더니 다들 너무 비장하게 받아들였더라”고 했다고 전했다.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블루이코노미 비전 선포식에서 “전남 주민들이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켰다”고 강조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