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지역혁신성장' 응원…시도지사들 "日 보복 극복" 화답

'규제자유특구 간담회' 참석…지자체별 혁신 사업 살펴봐
"강원도 전성시대네요" 언급…블록체인 기술 활용 지역화폐 결제 시연도
홍남기 "규제특구 예비비 지원 검토…예타 면제 프로젝트·생활SOC 예산 차질없이"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지방정부의 선제적·혁신적 도전이 절실합니다."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규제자유특구, 지역 주도 혁신성장의 중심'이라는 주제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해 전국 17개 시도의 규제혁신 노력을 응원했다.

이날 간담회는 정부가 도입한 규제자유특구 7곳에 대해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발표하고, 이에 대한 광역단체장들의 의견을 구하고자 마련된 자리다.

지방정부의 경우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중앙정부에 비해 각자의 특성에 맞춰 속도감 있는 혁신을 시도하기 쉬우며, 이런 노력이 모여 전체 한국경제의 혁신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간담회에서는 전국 광역단체장들이 차례로 혁신성장 전략에 대한 발표를 했다.

다만 경기도의 경우 이재명 경기지사가 일정이 겹친 탓에 김희겸 행정1부지사가 참석했다.

특히 시도지사들은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을 극복하고 지역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혁신성장에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박남춘 인천시장은 "불법적인 일본의 수출규제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향상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일본과 무역전쟁 상황에서 원천기술의 중요성이 새삼스럽게 부각되고 있다"며 "바이오메디컬 분야의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준비 중인데, 대덕특구가 있어 원천기술 확보가 용이한 편"이라고 했다.

각각의 발전전략 소개도 이어졌다.송하진 전북지사는 "미래 혁신성장을 위해 주력산업을 고도화하고 산업구조를 다각화하는 쪽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고,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도를 국가적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전기자동차 특구를 신청했다"며 관심을 부탁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국회에 있을 때 지역특구법을 대표발의해 개정했는데 정작 이번 규제특구 선정에서 경남은 탈락했다"고 웃으면서 "중소 조선소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중요한데, 금융이 가장 걸림돌"이라며 개선을 당부했다.

발표 도중 최문순 강원지사가 "이 자리에 '감자 출신'(강원도 출신)이 많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최종구 금융위원장, 김우영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 등이 있다"고 하자, 문 대통령이 웃으며 "강원도 전성시대네요"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그러자 김영록 전남지사는 "강원도가 감자면 전남은 고구마다.

감자와 고구마가 시너지를 내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201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예정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아세안 ICT 융합 빌리지 건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단체장들의 발언을 들은 홍 부총리는 "규제자유특구와 관련해 올해 예비비를 지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2주 후 국무회의에서 조치할 것"이라며 "내년 소요 예산 반영은 2020년도 예산 편성 작업에서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홍 부총리는 "장기 미집행 공원 실효지원 요청도 오늘 많이 나왔는데, 여건상 쉽지 않지만 여러 대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재정분권 역시 중앙정부에 타격이 있겠으나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특히 "내년도 예산 편성에 보면 23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프로젝트가 있다.

여기 소요되는 예산도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차질없이 담겠다"며 "생활 SOC 예산 역시 2022년까지 3년간 30조원을 담겠다"고 말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정부가 지역 중소벤처기업의 혁신성장을 과감하게 지원해야 한다면서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국가 플랫폼, AI 슈퍼컴퓨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현장에 마련된 8개 지자체의 전시부스도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이철우 경북지사에게 전기차 배터리 관련 설명을 들으며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은 아직 세계적으로도 (상용화가) 안 된 건가"라고 묻는 등 관심을 표했고, 이시종 충북지사에게 가스기기 무선제어기술 설명을 듣고는 "성공만 한다면 산업현장이나 국민들 안전에 큰 도움 되겠다.

꼭 성공하라"라고 당부했다.

최문순 강원지사에게 원격 의료 모니터링 서비스 설명을 들은 뒤에는 "국민들도 의료인도 만족하게 준비해 달라"고 했고,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메디시티 대구' 비전을 설명받고는 "원격진료 규제특구인 강원도와 접목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겠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시 부스에서 지역화폐로 결제하는 시연을 한 뒤에 "우리는 아직 잘 몰라서, 블록체인 그러면 가상화폐, 암호화폐 이런 것과 연관 지어서 생각하는데, 세계적으로 제도화된다면 그때는 우리가 가진 기술로도 할 수 있지만 (더 기술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염려도 있지 않나"라며 보안의 중요성을 동시에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