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김복동', 전 세계인이 봤으면 좋겠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삶 다룬 영화
"영화 '김복동'을 일본 시민과 세계 무력전쟁 지역에 있는 시민들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
오는 8월 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이 개봉한다.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한 김복동 할머니의 27년간의 기나긴 여정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화는 할머니가 향년 94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원치 않게 피해자로 살았지만, 피해자를 넘어 여성인권운동가 그리고 평화운동가로 활동한 삶의 궤적을 담아냈다. 피해자들은 증언을 계속하지만, 일본 정부의 반성 없는 태도는 도돌이표처럼 반복된다.

24일 서울 중구 한 극장에서 언론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김복동' 영화를 전 세계인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며 "우리는 할머니가 저렇게 치열하게 싸울 때 어디 있었는지, 할머니가 해외 다니면서 인권외교 할 때 우리 정부는 뭐 했는지 자신의 책임에 대한 질문을 던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이사장은 "일본의 시민들도 보고 나비기금이 날아간 우간다와 콩고의 여성들도 봤으면 좋겠다"며 "우리도 저 선배처럼 언니처럼 싸우면 좋은 세상을 만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고 김복동 할머니가 누리지 못한 평화를 그들이라도 누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윤 이사장은 김 할머니가 아직 "우리 곁에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자 방법으로 김복동 할머니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김복동의 희망'이라는 단체를 만들었다"며 "내년에 우간다 내전으로 성폭력 피해를 본 피해자들을 위해 현지에 '김복동 센터'를 건립하려고 한다. 피해자들이 자활해서 살 수 있도록 다양한 시설이 있는 센터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서 김복동 할머니는 이 과정에서 크게 분노하지 않으면서도 강인한 모습을 보여준다.

항상 자기관리에 철저했으며, 전 재산을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영화 연출을 맡은 송원근 감독은 "할머니가 손을 오래 씻으셨는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씻고 싶었던 과거의 생각이 행동으로 표현된 게 아닐까 싶었다"며 "외출할 때는 옷을 정갈하게 입고 꾸미셨는데, 그 모습을 영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송 감독은 "관객들이 '위안부' 문제가 지금 우리에게 닥친 문제라는 것을 영화를 통해 알고, 이를 바탕으로 일본의 주장을 다 반박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30년 가까이 일본 정부가 피해자에게 와서 '미안하다'고 한 적 없는데 문제가 끝났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 것들에 대해 모두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우 한지민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그는 2017년 김복동 할머니를 실제로 만난 인연으로 영화에 참여하게 됐다.

영화 수익은 전액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활동에 사용한다. 수익 절반은 정의기억연대에 기부하고 절반은 이 영화를 제작한 뉴스타파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자료 아카이브 구축 사업에 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