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中企CEO들 "좋은 회사보다 좋은 직장"

중기부 '성과공유' 모범 기업인 10명 선정

경영성과 공유·자율 출퇴근
대기업 못지않은 복리후생
25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존경받는 기업인’ 시상식에서 김학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가운데)과 수상한 중소기업인 열 명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서울 북가좌동에 있는 씨엔티테크는 모바일로 외식 주문을 연결해주는 푸드테크 플랫폼이다. 100개 브랜드, 4만 개 매장이 가입돼 있고 연간 거래액이 1조원에 달한다.

2003년 설립 후 ‘1조클럽’에 가입한 이 회사의 성장스토리 못지않게 전화성 대표가 실천하는 ‘상즉인(商卽人: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비즈니스의 기본)’ 경영철학도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직원 43명에게 스톡옵션(8200주)을 줬다. 직급을 파괴한 영어 호칭과 자율출퇴근제, 낮잠휴식시간, 학·석사 학비 지원, 사내 카페 설치, 금연 포상제 등 웬만한 대기업을 능가하는 복리후생제도도 운영한다.중소벤처기업부는 25일 전 대표 등 경영성과를 공유하는 최고경영자(CEO) 열 명을 ‘2019년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선정했다. 중기부는 근로자와 성과를 공유하는 기업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16년부터 ‘존경받는 기업인’을 선정하고 있다.
존경받는 CEO의 공통점은

‘존경받는 기업인’은 CEO의 경영철학, 성과급 지급·임금 인상·복지 등 성과 공유 사례, 기업 성장성 지표 등에 대한 서면평가 및 발표평가를 거쳐 선정한다. 중기부는 성과공유 기업에는 정부 정책 참여 때 우대하고 경영성과급 세제 지원을 통해 성과 공유 문화 확산을 독려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중기부 63개 사업(5조3000억원)에 참여하면 중소기업 일자리평가에 반영해 가점(최대 30점)을 준다. 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정책자금인 일자리창출촉진자금 신청 자격과 병역지정업체 신청 때도 가점 대상이 된다. 기업은 경영성과금 지급액의 10%에 대해 법인세를 감면하고, 근로자(총급여 7000만원 이상 제외)는 소득세를 50% 감면해준다.김학도 중기부 차관은 이날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성장하는 경영철학을 실천하는 존경받는 기업인이야말로 중소기업의 롤모델”이라며 “정부가 존경받는 기업인을 많이 발굴하고 경제 체력이 튼튼해지도록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워라밸 보장이 최고 복리후생”

이날 수상한 CEO들은 공통적으로 근로자를 위한 복리후생 제도에 각별히 신경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기업이 장수할 수 있다는 경영철학도 비슷했다.산업용 자동문 생산업체 코아드 이대훈 대표의 경영 철학은 ‘좋은 회사보다는 좋은 직장을 만들자’이다. 이 회사는 직계가족까지 보장되는 실비보험과 퇴직연금, 노후연금, 자기계발비 등을 지원한다. 최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트렌드를 반영해 주 4일 근로제를 선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치과용 재료와 생분해성 봉합사 등을 생산하는 메타바이오메드는 직원·주주·회사 각각 30%, 사회 환원 10%라는 이익 분배 원칙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 성과급으로 5억5000만원을 지급했고 올해 연봉도 8% 인상했다. 무료 식당과 통근버스를 운영하고, 치과 진료비와 본인 및 자녀 학자금도 지원한다. 오석송 대표는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고 이익도 주주와 직원 및 회사가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에 있는 친환경세제업체 금성화학(대표 김선범)도 문화비, 기숙사 운영, 출퇴근 지원금, 체력단련실 등 다양한 복리후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아스콘업체 에스지이의 박창호 대표는 매년 직원 30%를 해외연수 보낸다. 지난해 성과급으로 4억2000만원을 지급했다. 안전점검업체 에스큐엔지니어링(대표 이래철)은 자동육아휴직제와 출산격려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