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는 일본차? 이젠 옛말…현대차의 '반격'

합리적 가격대에 기술 격차 따라잡아
하이브리드 차종도 확대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판매를 22일 시작했다.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브랜드가 주류를 이뤘던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국내 브랜드의 반격이 거세다. 이달 현대자동차가 출시한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일본차의 기술 우위를 무너뜨리는 강력한 한 방이 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그간 국내외 자동차 업계에서는 ‘친환경차는 일본차다’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1997년 도요타가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고 현재도 가장 높은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탓이다.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차종에서 하이브리드 옵션을 제공하는 것도 장점이다.한국 시장에서도 친환경차로 일본 하이브리드차를 찾는 소비자가 많았다. 배기가스 배출조작으로 아우디폭스바겐이 신뢰를 잃으며 도요타, 혼다 등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지난해 도요타는 한국에서 1조197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수입차에서 하이브리드차 점유율도 올해 상반기 사상 최고치인 15.2%를 기록했다.

때문에 일본 불매운동이 벌어진 뒤에도 일본차의 대안이 될 친환경차는 마땅치 않았다. 장기적으로는 전기차가 대체제가 되겠지만, 부족한 충전소와 비싼 차량 가격은 여전히 전기차의 발목을 잡는다.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한다면 앞선 기술력을 인정받는 도요타 등을 대신해 다른 브랜드를 선택한다는 자체가 부담이 된다. 비슷한 가격대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는 단점도 있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에는 태양광으로 발전하는 솔라루프 시스템이 탑재됐다.
이에 현대자동차가 출시한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주목받고 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20.1km/l의 공인 복합연비를 갖춰 중형차 가운데 가장 연비가 높다. 가격대는 2754만~3599만원이다.특히 이 차에는 현대차 최초로 솔라루프 시스템이 탑재됐다. 솔라루프 시스템은 태양광 발전으로 차량 배터리를 충전해 주행 거리를 늘려준다. 차를 야외에 세워두면 계절이나 사용 환경에 따라 하루 30~60% 배터리를 채워준다. 1년 기준으로는 총 1300km를 더 주행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도요타도 도전하고 있는 기술이다. 발전효율과 무게 등의 문제 탓에 일조량이 많은 유럽 등지에만 옵션으로 제공한 바 있다. 현대차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적용한 솔라루프 외에도 반투명, 차체형 경량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도요타가 실험 중인 태양광 발전 프리우스.
현대자동차그룹은 하이브리드차 종류도 늘려갈 방침이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가 국내에 판매중인 하이브리드차는 아이오닉, 쏘나타, 그랜저, 니로, K5, K7 등 6종에 그친다. 그나마 소형 SUV 니로를 제외하면 모두 세단에 한정됐다.현대차는 내달 소형 SUV 코나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한다. 내년 중형 SUV 싼타페와 준중형 SUV 투싼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차도 내년 선보일 신형 쏘렌토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더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산 하이브리드차의 폭은 협소한 편”이라면서도 “일본 브랜드와 기술 격차가 줄어들고 차종도 늘어남에 따라 국산 하이브리드차가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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