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군용기 영공 침해…소련 민간 KAL기 격추 사건 재조명 '269명 전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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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 여부를 두고 한국과 러시아의 엇갈리는 입장 표명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사건 당일인 23일 오전(한국시간) 중국 H-6 폭격기와 러시아 Tu-95 폭격기 및 A-50 조기경보통제기 등 군용기 5대가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러시아 A-50 1대는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에 걸쳐 7분간 침범했다고 밝혔다.참모본부는 우리 공군이 F-15K와 KF-16 전투기를 출격 시켜 차단 기동을 펼침과 동시에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군용기 쪽으로 경고사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측은 러시아 군용기가 중국 군용기와의 연합 훈련 도중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명백히 침범한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러시아 측은 영공 침범이 없었으며 오히려 우리 전투기들이 비전문적인 행동, 공중 난동을 부렸다는 억지 주장을 폈다.
러시아 공중우주군 장거리 항공대 사령관 세르게이 코빌랴슈 중장도 이날 타스 통신에 "객관적(비행)통제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영공 침범은 허용되지 않았다. 분쟁 도서(독도)에 가장 가까이 근접한 군용기와 도서 간 거리는 25km였다"면서 "한국 조종사들의 행동은 공중 난동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오히려 우리 공군의 차단 기동을 비난했다.청와대는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해에도 국가안보회의를 열지 않았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러시아대사관 무관과 우리 국방부 실무자 간 통화내용을 전하면서 “기기 오작동으로 빚어진 일”이라는 변명을 섣불리 발표해 혼선을 자초했다.
영공 침해는 국제사회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우리 민간기가 과거 소련(현 러시아)의 영공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격추돼 269명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사례도 있다.
1983년 9월 1일 대한항공(KAL) 007기는 미국 뉴욕을 출발해 당일 저녁 서울에 도착하는 일정이었지만 오전 3시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근해에서 연락이 끊겼다.정규 항로를 이탈해 소련 영공에 들어간 KAL기는 사할린 상공에서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에 격추됐다. 탑승자 269명 전원이 숨졌다.
소련 정부는 사건 발생 8일만에 “자국 영공을 침범한 KAL기가 착륙 유도에 불응해 취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발표했다. 당시 전투기 조종사 겐나디 오시포비치는 2013년 언론 인터뷰에서 KAL기를 군 정찰기로 확신하고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왜 소련이 격추 명령을 내렸는지와 KAL기가 항로를 이탈한 이유 등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대내외적으로 혼란한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무단 침범한 것과 관련, "일본 영토에서의 이 같은 행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생뚱맞은 태도를 보였다. 이에 국방부는 "일본 측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으며,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 영토"라고 일축했다. 이어 "독도에 대한 어떠한 외부의 침범에 대해서도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응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기기오작동이라고 유감 표명을 했다”며 무관의 말 공개한 청와대의 미숙한 대응에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국방부가 아닌 청와대 고위 참모가 상대국 무관 발언을 공개한 것도, 대사관에 파견된 무관의 발언을 ‘해당국 정부 입장’으로 확대 해석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러시아와 확전하는 분위기가 아니며, 안보외교에도 허점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다소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고 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윤도한 수석은 국민소통수석이 아니라 국민혼란수석이다"라면서 "러시아가 자국 군용기의 우리 영공 침범이 기기 오작동으로 발생했다며 사실상 사과의 뜻을 표했다는 청와대 발표가 사실이 아니라고 드러났다"고 지적했다.이어 "윤 소통수석이 고의로 사실을 왜곡했는지는 알수 없지만 분명한 건 그 발표가 거짓으로 판명됐고 국민들은 엄청난 혼란을 겪었다는 사실이다"라면서 "악의적이거나 무능하거나 둘 중 하나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사건 당일인 23일 오전(한국시간) 중국 H-6 폭격기와 러시아 Tu-95 폭격기 및 A-50 조기경보통제기 등 군용기 5대가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러시아 A-50 1대는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에 걸쳐 7분간 침범했다고 밝혔다.참모본부는 우리 공군이 F-15K와 KF-16 전투기를 출격 시켜 차단 기동을 펼침과 동시에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군용기 쪽으로 경고사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측은 러시아 군용기가 중국 군용기와의 연합 훈련 도중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명백히 침범한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러시아 측은 영공 침범이 없었으며 오히려 우리 전투기들이 비전문적인 행동, 공중 난동을 부렸다는 억지 주장을 폈다.
러시아 공중우주군 장거리 항공대 사령관 세르게이 코빌랴슈 중장도 이날 타스 통신에 "객관적(비행)통제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영공 침범은 허용되지 않았다. 분쟁 도서(독도)에 가장 가까이 근접한 군용기와 도서 간 거리는 25km였다"면서 "한국 조종사들의 행동은 공중 난동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오히려 우리 공군의 차단 기동을 비난했다.청와대는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해에도 국가안보회의를 열지 않았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러시아대사관 무관과 우리 국방부 실무자 간 통화내용을 전하면서 “기기 오작동으로 빚어진 일”이라는 변명을 섣불리 발표해 혼선을 자초했다.
영공 침해는 국제사회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우리 민간기가 과거 소련(현 러시아)의 영공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격추돼 269명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사례도 있다.
1983년 9월 1일 대한항공(KAL) 007기는 미국 뉴욕을 출발해 당일 저녁 서울에 도착하는 일정이었지만 오전 3시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근해에서 연락이 끊겼다.정규 항로를 이탈해 소련 영공에 들어간 KAL기는 사할린 상공에서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에 격추됐다. 탑승자 269명 전원이 숨졌다.
소련 정부는 사건 발생 8일만에 “자국 영공을 침범한 KAL기가 착륙 유도에 불응해 취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발표했다. 당시 전투기 조종사 겐나디 오시포비치는 2013년 언론 인터뷰에서 KAL기를 군 정찰기로 확신하고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왜 소련이 격추 명령을 내렸는지와 KAL기가 항로를 이탈한 이유 등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대내외적으로 혼란한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무단 침범한 것과 관련, "일본 영토에서의 이 같은 행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생뚱맞은 태도를 보였다. 이에 국방부는 "일본 측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으며,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 영토"라고 일축했다. 이어 "독도에 대한 어떠한 외부의 침범에 대해서도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응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기기오작동이라고 유감 표명을 했다”며 무관의 말 공개한 청와대의 미숙한 대응에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국방부가 아닌 청와대 고위 참모가 상대국 무관 발언을 공개한 것도, 대사관에 파견된 무관의 발언을 ‘해당국 정부 입장’으로 확대 해석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러시아와 확전하는 분위기가 아니며, 안보외교에도 허점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다소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고 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윤도한 수석은 국민소통수석이 아니라 국민혼란수석이다"라면서 "러시아가 자국 군용기의 우리 영공 침범이 기기 오작동으로 발생했다며 사실상 사과의 뜻을 표했다는 청와대 발표가 사실이 아니라고 드러났다"고 지적했다.이어 "윤 소통수석이 고의로 사실을 왜곡했는지는 알수 없지만 분명한 건 그 발표가 거짓으로 판명됐고 국민들은 엄청난 혼란을 겪었다는 사실이다"라면서 "악의적이거나 무능하거나 둘 중 하나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