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춘원 이광수 비문 등 친일문화 잔재 청산 '학술연구 시작'

경기도가 우리 생활 속에 깊이 박힌 친일 문화 잔재 청산을 위한 본격적인 학술연구에 들어간다.

도는 올 연말까지 ‘경기도 친일 문화잔재 조사’ 연구용역을 실시하기로 하고 오는 29일부터 8월 8일까지 수행기관 공모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25일 발표했다.

앞서 도는 지난 3월부터 월례조회 등 각종 공식 행사에서 '경기도가' 제창을 보류했다. 도를 대표하는 경기도가가 친일파 이흥렬이 작곡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새로운 경기도가 제정을 위해 '경기도 노래 신곡 제정자문위원회'를 구성해 노래 제정을 추진 중이다.

도는 또 대표적 친일파 문학인인 춘원 이광수의 기념비문도 뜯어 고칠 계획이다. 남양주 진접읍에 있는 춘원의 기념비는 1975년 아내 허영숙의 부탁으로 세워졌다. 춘원을 한국문학의 선도자로 추켜세운 기념비문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어서다.


도는 이 처럼 도내에 친일을 목적으로 제작된 유형과 무형 문화잔재가 어떤 것이 있는지 전수조사하고, 이런 유산들이 현재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현황을 조사하는 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용역을 통해 친일문화 잔재에 대한 정의를 확립해 이와 관련한 논란을 정리할 계획이다. 친일잔재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는 있었지만 특정 지역 내 문화예술 분야를 대상으로 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도 관계자는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현재까지 도내에 남아있는 유.무형의 친일문화 잔재 자료를 수집, 기록하기 위해 용역을 하게 됐다"며 "올해 안으로 용역결과를 도출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친일 잔재 청산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도는 용역결과를 모두 디지털 아카이브 형태로 기록하는 한편, 문화유산 속 친일 잔재 알리기 캠페인, 관련 책자 출판 등을 통해 청산작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성호 도 문화종무과장은 “경기도가(京畿道歌)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 생활 주변에 문화와 예술이란 이름으로 알게 모르게 다양한 친일 잔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확하게 조사해 도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용역에 대한 자세한 내용 문의는 경기도 문화종무과로 하면 된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