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치료비 1억원 드는 면역항암제 보험 적용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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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지난 1일부터 5대 국가암검진에 폐암이 추가됐습니다.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 암종으로, 그동안 초기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려웠습니다. 폐암 치료에서 항암제는 조기 진단만큼 중요합니다. 폐암 환자의 상당수가 수술이 어려운 병기에 진단을 받기 때문인데요. 다양한 항암제 중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치료제는 면역항암제입니다.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함으로써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항암제로 기존 항암제들에 비해 치료 효과가 좋고 부작용 우려가 낮습니다.
폐암, 5대 국가암검진 추가
PD-L1 발현율 상관없는
면역항암제 '티쎈트릭' 첫 등장
다만 비싼 가격 때문에 환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게 문제입니다. 건강보험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당수 폐암 환자는 면역항암제 치료를 시도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급여 기준도 매우 까다롭습니다. 폐암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을 예로 들면 첫 치료부터 면역항암제를 사용한 환자는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없고 다른 항암 치료에 실패한 뒤 두 번째 치료제로 면역항암제를 사용한 환자, 즉 2차 치료 환자 중 ‘PD-L1 발현율’ 기준을 충족시키는 환자만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PD-L1 발현율은 급여 적용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환자의 대부분은 PD-L1 발현율 때문에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PD-L1 발현율이 면역항암제 효과를 예측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고 합니다. PD-L1 발현율이 낮더라도 치료 효과가 좋을 수도, PD-L1 발현율이 높더라도 치료 효과가 낮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에서 PD-L1 발현율과 관계없이 급여 적용이 가능한 면역항암제가 국내에 처음으로 등장했습니다. 2017년 국내에 출시된 로슈의 ‘티쎈트릭’(사진)입니다. 티쎈트릭은 주요 임상 연구를 통해 PD-L1 발현율과 관계없이 효과를 입증받았는데요. 이 연구 결과를 근거로 지난달 23일 기존의 건강보험 급여 기준인 PD-L1 발현율 5% 이상 조항이 삭제됐습니다. 백금 기반 화학요법에 실패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2차 치료 시 PD-L1 발현율과 무관하게 국민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급여 확대로 환자들은 치료비 부담을 덜 수 있게 됐습니다. 면역항암제 치료 시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치료 비용은 연간 약 1억원입니다.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면 이 비용을 모두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데요. 급여 혜택을 받으면 환자의 부담금이 5%로 대폭 줄어들게 됩니다. 하지만 고가의 면역항암제에 건강보험 재정이 과도하게 투입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PD-L1 발현율이 낮은 환자 중 면역항암제 효과를 보는 환자가 많아져야 이번 급여 확대정책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겠죠. 다른 면역항암제들도 티쎈트릭의 선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다른 면역항암제들까지 보험 적용이 확대될 수 있을지 환자와 제약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