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127조 규모 '비전펀드' 2호 설립…MS 참가

세계 벤처자본 연간 자금 조달액 크게 웃도는 규모
애플·사우디 펀드 등 1호 출자자 포함 10 수개사 참여, 인공지능에 투자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1천80억 달러(약 127조 원) 규모의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 2호를 설립한다.미국 애플 등 10여개사가 출자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2호 펀드의 운용 규모는 현재 세계 벤처자본의 연간 자금 조달액으로 추정되는 8조6천억 엔(약 93조 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소프트뱅크그룹은 25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2호 펀드를 설립키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6일 보도했다.

대형 미공개기업에 주로 투자해온 10조 엔(약 108조 원) 규모의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 1호에 이어 2번째다.

소프트뱅크그룹의 투자회사로서의 존재감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소프트뱅크는 최대 출자자로 380억 달러(약 44조8천억 원)를 출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애플과 미즈호은행을 비롯한 일본 국내 대형은행 등 1호 펀드에 출자한 기존 투자가들이 출자할 것으로 예상되며 대만 유력 금융기관과 카자흐스탄 정부계 펀드 등의 신규 출자자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1호 펀드에 출자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계 펀드 외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골드만삭스 등과도 출자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이들과의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면 수백억 달러 규모의 추가출자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소프트뱅크는 2017년 1호 펀드를 설립했다.

당초 투자기간을 5년으로 잡았지만 2년만에 출자한도를 거의 소진했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성장을 추진하는 유니콘 기업을 중심으로 80개사 이상에 투자했다.

미국 우버테크놀로지와 싱가포르의 그랩(Grab), 중국의 디디추싱(滴滴出行) 등 유수의 차량 공유업체 외에 미국 사무실 공유사업 운영회사 '위워크', 단편 동영상 앱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 베이징즈졔탸오둥커지(北京字節跳動科技)(바이트댄스) 등 유명 기업이 포함돼 있다.

애초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투자가 진행돼 2호 설립에 나서게 됐다.

소프트뱅크그룹은 '투자회사'로의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올 1·4분기 연결영업이익 2조3천539억 엔 중 펀드사업이 1조2천566억 엔으로 절반을 넘었다.

이는 작년 동기 3천30억 엔의 4배에 해당한다.

2호 펀드의 투자가 시작되면 수익면에서 펀드사업 의존도가 더 높아질 것이 확실시된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24일 미국 법무부가 소프트뱅크그룹의 자회사로 미국 휴대통신업계 4위인 스프린트와 3위인 T모바일의 합병을 이번 주내에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의 합병회사 출자비율은 27%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그룹의 입장에서는 스프린트가 사업자회사에서 투자한 여러 회사중 1개사로 위치가 달라지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