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김정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않겠다 약속"

北 미사일 발사 질문 받자 '판문점 회동' 당시 뒷얘기 공개
미사일 발사 의미 축소하며 '레드라인 넘지 말라' 경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말 '판문점 회동' 당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를 계속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어떠한 메시지로 보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지난달 30일(한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회동 당시 이뤄진 비공개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4월 노동당 전원 회의에서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ICBM)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으나 IRBM 실험 중단 약속이 명시적으로 알려진 적은 없어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몇 주 전에 DMZ(비무장지대)에서 만났을 때 김 위원장은 두 가지 약속을 했다"며 "하나는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중거리 및 장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를 계속 피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두 번째 약속은 협상팀을 복귀 시켜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IRBM 발사 중단에 대한 김 위원장의 약속을 언급하면서 '피하기를 지속한다'(continue to avoid launching)는 표현을 사용한 점을 감안하면 IRBM 발사 중단 약속이 판문점 회동에서 처음 나온 게 아니라 그 이전에 이미 이뤄진 상태에서 그에 대한 지속을 '확약'한 것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IRBM은 괌을 사정권으로 하는 미사일로, 미국 입장에선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미국민의 안전'과 직결될 수 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회담 1일 차인 전날 만찬에서 "더이상은 로켓과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공개한 뒤 "나는 그 약속을 믿고 사실이길 바란다"고 언급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김 위원장의 'IRBM 발사 중단 지속' 약속을 공개한 것은 북한의 이번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약속 파기'는 아니라는 점에서 그 파장을 축소하려는 의미도 있어 보인다.

동시에 'IRBM 발사 중단 약속'을 환기하며 그 이상의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는 경고의 뜻도 같이 담겼다는 해석도 나온다.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 방향(협상 재개)을 향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몇 주 안으로 (협상 재개를)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협상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나는 우리가 여전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여전히 앉아 대화를 갖게 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우리가 외교적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훨씬 더 나쁜, 더 중요하게는 미국과 일본, 한국 입장에서 훨씬 더 위험한 행동을 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많은 나라가 (협상) 테이블에 오기 전에는 우위를 보여주려고 한다"고 미사일 발사의 의미에 대한 축소에 나섰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이 최근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한 데 대한 질문을 받고 "나도 방위 시설에 간 적이 있다.

우리는 모두 군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는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지나치게 온건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나는 그에 대해 완전히 다르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이 북한에 관해 취해온 행동은 오해의 여지가 없다"며 "우리는 엄청난 연합을 구축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는 가장 강력하다"며 역대 어느 때보다 대북 제재를 강력하게 이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행동이 '약함'을 보여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미국에 대한 안보 위협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결의를 입증해왔다"고 말했다.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협상용 지렛대 확보' 차원이라는 해석을 내놓으며 두어 주 안에 실무협상이 재개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