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레미콘노조 파업에 학교 신축도 멈춰…내년 개교 차질 우려

노조, '단가 인상' 요구하며 파업…송정중 등 7개 학교 공사 지장
울산지역 레미콘 노조 파업으로 내년 개교 예정인 7개 신설학교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6일 지역 레미콘 업계 등에 따르면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 레미콘지회 소속 노조원 400여 명은 이달 1일부터 레미콘 제조업체 운송비 단가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현재 4만5천원인 1회 운송비를 5만원으로 인상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16개 레미콘 제조업체들은 경영환경 악화 등을 이유로 운송비 동결을 주장하면서 계약 기간이 만료된 노조원들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있다.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 각급 공공·민간 공사가 중단됐으며, 특히 내년 개교 예정인 학교 공사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북구 송정중학교와 제2호계중학교, 강동고, 송정유치원 등이 내년 3월 개교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었으나, 레미콘 공급 중단으로 콘크리트 타설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송정택지개발지구에 신축 중인 송정중은 본관동 3층과 후관동 옥상 레미콘 작업이 지장을 빚으면서, 현재 공정률이 27%에 머물러 있다. 강동고는 공정률 40%가 넘었지만, 강당 공사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경북 경주 등 인근 지역 레미콘 업체를 동원해 공사를 이어가려 했으나, 노조 반발로 이마저도 무산됐다.

노옥희 울산교육감은 25일 노조 관계자들을 만나 "신설 예정 학교들은 대규모 아파트 신축 등에 따라 개교하는 곳으로, 교육환경 개선이 시급한 지역이다"라면서 "내년 개교가 차질을 빚으면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과열 경쟁에 따른 단가인하로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며, 408명이 집단해고를 당해 본의 아니게 장기파업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학교 공사 관련 업체들과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교육감에게 요청했다.

노 교육감은 29일 울산 레미콘협동조합 관계자를 만나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레미콘 업체들은 8월 말까지 집단휴업에 돌입한 상태이고 노조도 파업을 계속한다는 방침이어서, 학교 공사 차질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에서는 학교 공사 외에도 옥동∼농소 도로 개설, 회야하수처리장 증설 등 상당수 공공 건설 현장이 레미콘 공급 중단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