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이 靑수석교체 직접 발표…떠나는 멤버들에 '힘싣기'

조국 수석의 '개혁성과' 일일이 거론…시민사회·일자리 성과도 언급
발표 후 전임수석 3명과 웃으며 포옹…조국 수석, 일부 기자와 셀카도
26일 청와대 수석비서관(민정수석·시민사회수석·일자리수석) 인사 발표는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직접 나섰다.노 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 조국·이용선·정태호 등 전임 수석 3명, 김조원·김거성·황덕순 등 신임 수석 3명과 함께 등장했다.

지난 1월 임명된 노 실장이 당시 이 자리에서 소감을 밝힌 이후 언론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것은 처음인 데다, 비서실장이 직접 전임·신임 수석을 상세히 소개하는 것도 이례적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단상에 오른 노 실장의 왼편으로는 전임 수석들이, 오른편에는 신임 수석들이 나란히 섰다.노 실장은 먼저 "떠나는 세 분 수석님을 이 자리에 모셨다"며 전임 수석들의 성과를 일일이 언급했다.

청와대 원년 멤버인 조국 전 민정수석에 대해선 "종전의 민정수석이 권력기관 지휘자 역할을 했다면 조 수석은 국민과 소통하는 민정수석으로 위상을 변화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권수립 이래 최초로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한 정부 합의안을 도출했고 법무부의 탈(脫)검찰화 추진, 자치경찰법안을 마련하고 경찰대학 개혁을 지원했다"며 "국정원 국내정보 폐지·예산 집행 통제, 기무사 해편과 군사안보지원사 설립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특히 "수사기관의 독립성을 철저하게 보장했고, 이를 통해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했다"며 "2년 2개월간 정말 수고 많으셨다는, 노고에 대한 치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노 실장은 이용선 전 시민사회수석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의 10년 가까이 됐거나 훌쩍 넘긴 사회적 갈등을 대부분 해결했다"며 "KTX 여승무원과 쌍용차 해고노동자 복직, 삼성전자 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국내 최장기 해고 분쟁인 콜텍 노동자 복직 등 장기간 해결되지 못했던 현안을 다 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에 대해 "지역사회에서 노사민정 합의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지역상생형 일자리 모델 발굴과 확산을 추진했다"며 "신(新)산업·고(高)기술 창업 활성화, 스케일업 촉진, M&A(인수합병) 통한 활성화, 스타트업 글로벌화 등 제2벤처붐을 확산했고 스마트 제조혁신 분야와 규제자유특구에 있어서도 공이 컸다"고 평가했다.노 실장이 떠나는 수석들의 성과를 공들여 거론한 것은 이들이 향후 당정 핵심포스트에서 계속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힘을 실어준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조 전 수석은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이 전 수석(서울 양천을)과 정 전 수석(서울 관악을)은 총선 출마를 준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 실장의 발언이 끝나자 전임 수석들은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조 전 수석은 미리 준비해 온 '퇴임의 변'을 읽어내려갔다.

그는 "초대 민정수석의 소임을 마치고 떠난다"며 "존경하는 대통령님을 보좌하였던 일, 격무였지만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 전 수석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에 기여하게 돼 참으로 감사하다"며 "청와대를 떠나지만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과 정책을 확산하는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전 수석은 일자리 지표가 좋지 않았던 시기에 "지옥에도 갈 뻔했다"며 당시 심경을 회고한 뒤 "다행히 정책들이 하나씩 성과를 보이며 올해는 일자리가 증가했다.

구미형 일자리도 완수하고 떠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당초 발언 시간은 한 사람당 1분씩 주어졌지만 정 전 수석의 발언이 유독 길어지면서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어 노 실장이 김조원 민정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황덕순 일자리수석에 대해 소개하고 이들이 소감과 각오를 밝히는 시간이 이어졌다.

발표가 마무리된 뒤 노 실장은 단상에서 내려와 가장 가까운 자리에 서 있던 조국 전 수석과 웃으며 포옹했다.

노 실장은 이용선·정태호 전 수석과도 차례로 포옹했다.

전임 수석들은 신임 수석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전임·신임 수석들은 브리핑룸에 있던 기자들과도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고, 조 수석은 일부 기자의 요청으로 셀카 기념촬영을 해 눈길을 끌었다.

조 수석은 이날 청와대 출입 기자들에게 고별 선물로 과일 도시락을 돌렸다.

도시락에는 '춘추관과 여민2관의 마음은 같습니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춘추관은 청와대 출입기자실이 있는 곳이고 여민2관은 민정수석실의 업무 공간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