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 장소인 본관 인왕실에 들어서자마자 문 대통령은 원행 스님의 안내를 받아 오찬 테이블을 한 바퀴 돌면서 합장과 함께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문 대통령은 "저는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불교와 인연은 좀 있다"면서 "젊은 시절 해남 대흥사에서 몇 달 간 고시 공부를 했고 서울 진관동 선림사에서도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후에도 마음이 어지러울 때면 절을 찾거나 불교 서적을 보는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면서 "한국인의 DNA에는 불교 신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불교적 인생관이나 세계관이 배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불교의 화쟁사상처럼 논쟁하더라도 결국은 하나로 화합한다는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면서 "국가가 발전해야 할 방향에 대해 좋은 말씀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종교 지도자를 대표해 인사말을 한 원행 스님은 "삼복더위에 대통령님과 여사님의 건강을 기원 드린다"며 박수를 청한 뒤 "6월 남북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우리 국민에게 큰 희망을 주셨다"고 말했다.
원행 스님은 "일본이 불분명한 이유로 수출규제를 한 데 국민이 큰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도 "국민은 더 큰 환란도 겪은 경험이 있어 대통령님의 지도력을 따라 단결해 이번 환국을 극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40년이 된 일본 한일불교우호대회에 홍파 스님을 단장으로 해 대표단을 보내는데,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전국 1만여 개 사찰에서 종파를 초월해 8월 1일부터 100일간 나라와 대통령님을 위한 기도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대통령께서 큰 용기와 지혜를 가지시도록 불보살님께 기도를 드리겠다"고 한 원행 스님은 '금시벽해 향상도하'(金翅劈海 香象渡河)라는 불가의 표현과 함께 이날 간담회의 기도 내용을 소개했다.
원행 스님은 이 문구에 대해 "금시조가 용을 쫓기 위해 바다를 가르고 큰 코끼리가 강을 건너듯 위용과 용기를 갖고 일을 하시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