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국민 통합 쉽지 않다" 토로

불교계 지도자들과 오찬
국민통합 위한 불교계 역할 당부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불교 지도자 초청 오찬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문 대통령,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 스님, 총지종 통리원장 인선 정사, 조계종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국가적 어려움과 국가 운명을 결정하는 일에 대해선 마음이 모이면 좋겠다는 생각이고 간절한 희망인데 그렇게 잘 안 된다”며 국민 통합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조계종·천태종 등 한국 불교계 지도자들과 오찬간담회를 열고 “국민 마음이 하나로 모이기만 하면 하늘이 무너져도 함께 다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참 쉽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제 회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이 야당의 반발로 3개월 넘게 국회에 발이 묶여 있는 가운데 일본의 경제보복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에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이날 오찬은 지난 3일 한국 교회 교단 지도자 초청 오찬에 이어 불교계 원로들로부터 국정운영의 고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정치적 생각과 지지 정당이 다르고,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제일 큰 어려움은 국민 통합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당장 현실적인 피해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경제가 힘들고, 일본의 수출 규제까지 더해져 국민이 심리적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불교의 ‘화쟁사상’을 빌려 “논쟁을 하더라도 결국 하나로 화합하는 교훈을 얻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국민 통합을 위한 불교계의 역할을 당부했다. 천주교 신자인 문 대통령은 과거 고시 공부 시절 전남 해남 대흥사와 서울 선림사에 묵었던 경험을 들어 불교계와의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 스님은 “우리 국민은 더 큰 환란도 겪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함께 단결해 이번 난국을 잘 극복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