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 안보 '빅딜' 시도…與野, 내주 '투 포인트 국회' 여나

野 원 포인트 임시국회 요구에
與 "추경도 함께 처리" 역제안
여야 3당 원내대표들
국회정상화 방안 논의 계획
여야가 외교·안보 현안 점검과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연계하는 ‘투 포인트 국회’ 개최를 논의하고 있다. 여당이 요구하는 추경 처리와 야당이 제안한 안보 국회를 각각 수용하는 여야 ‘빅딜’ 추진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26일 ‘원 포인트 안보 국회’ 개최를 위한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안보 현실이 엄중한데 무능·무책임한 정부와 여당은 이를 은폐하기 바쁘다”며 “대한민국의 안보정책을 수정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안보 국회가 너무나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29일 안보 국회를 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국·러시아의 영공 침범 등 안보 현안을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두 야당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이나 북한 목선 국정조사 시행을 국회 정상화의 전제 조건으로 요구하던 기존 입장에서는 한발 물러섰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국회가 장기간 방치되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정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은 잠시 보류하겠다”고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도 “(정 장관) 해임안과는 별개 문제”라고 했다. 그동안 야당은 정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을 요구하고 여당은 이를 거부하면서 국회 정상화 협상이 난항을 겪어왔다. 이번에는 해임건의안 표결은 안보 국회의 협상 조건에서 빼겠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두 야당의 국회 소집 의도를 경계하면서도 추경까지 함께 처리하는 투 포인트 국회엔 참여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원 포인트 안보 국회 개최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추경 처리가 같이 되면 좋겠다”며 “국민이 보기에 안보와 관련한 원 포인트 국회도 일리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추경 처리까지 같이하면 훨씬 좋겠다고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안보 현안과 추경을 동시에 논의하는 투 포인트 국회를 열자고 야당에 역제안한 것이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추경과 함께 국방 문제, 안보 문제를 논의한다면 못할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안보 국회와 추경 처리를 주고받는 ‘빅딜’이 여야 논의 대상에 오른 셈이다. 나 원내대표는 “제대로 된 (추경)안을 가져오면 조속히 꼼꼼하게 심사하도록 하겠다”며 추경 논의를 거부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오 원내대표도 “추경에 대해 발목 잡는 입장이 아니다”며 “필요한 조건에 맞는 추경안이라면 얼마든지 협조해서 심사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여야 3당 원내대표는 주말 동안 연락을 취해 구체적인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여야가 서로 양보하지 않았던 정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문제가 협상 조건에서 빠지면서 협상과정이 보다 순조로워질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야당이 먼저 제안한 안보 국회에 여당이 추경을 얹어 협상하는 식으로 논의할 명분이 생겼다”며 “민주당은 추경이 급하고 야당은 안보 이슈를 챙기면서 존재감을 부각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여야 간 접점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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