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들 "저녁 있어도 배고픈 삶, 근로자도 싫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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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장관과 최저임금 간담회“근로자들도 ‘저녁이 있는 배고픈 삶’은 원하지 않는다. 도·소매업을 주 52시간제 특례업종으로 해달라.”
'알바 쪼개기' 조장 주휴수당 개선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화 등 호소
26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난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및 주 52시간 근로제와 관련한 어려움을 호소하며 제도 개선 요구를 쏟아냈다. 이날 서울 방배동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실에서 열린 최저임금 간담회에서다.김성민 한국마트협회 회장은 도·소매업을 주 52시간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회장은 “하루 14시간 이상 영업하는 마트 특성상 주 52시간제를 적용하기 어렵다”며 “근로조건도 열악해 사람을 더 뽑고 싶어도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근로자들은 저녁이 있는 배고픈 삶을 원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주휴수당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주휴수당은 하루 3시간,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에게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하루치 법정수당이다. 1주일에 하루 3시간씩 5일을 일했더라도 6일치(18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줘야 한다는 얘기다. 유기준 한국주유소협회장은 “주휴수당과 사회보험 가입 부담 때문에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 고용이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해 개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52시간제 도입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영향을 동시에 받은 외식업종에서는 최저임금 구분 적용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형순 외식업중앙회 서울 중구지회장은 “최저임금이 업종·지역별로 차등 적용돼야 한다”며 “사업주의 자생력을 키우려면 일자리안정자금 또는 사회보험료 지원보다는 경영자금, 운영비 지원이 낫다”고도 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