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군, 시리아 쿠르드족 장악지역서 군사작전 검토

아카르 국방장관 "더 기다릴 수 없어…행동에 나설 것"
미국과 시리아 안전지대 설치 문제를 논의 중인 터키가 시리아 내 쿠르드족 장악지역에서 군사작전을 검토했다. 안전지대 설치와 관련해 미국과 입장차를 보이는 터키가 군사작전 카드로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터키 국방부는 26일(현지시간) 훌루시 아카르 국방장관이 군 수뇌부 회의를 주재하고 시리아 유프라테스강 동쪽 쿠르드족 장악지역에서 가능한 군사작전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수뇌부 회의에는 야샤르 귤레르 참모총장을 비롯해 육·해·공군 사령관이 참석했다. 아카르 장관은 "우리는 미국 대표단에 우리의 모든 입장과 제안을 전달했다"며 "미국이 우리의 제안을 검토하고 즉각 답을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터키는 더 기다릴 수 없으며 필요할 경우 행동에 나설 것을 다시 한번 미국에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터키 정부는 제임스 제프리 시리아·반(反) 이슬람국가(IS) 동맹 특사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터키·시리아 접경지역 안전지대 설치 방안을 논의했다.
시리아 북동부를 장악한 쿠르드족은 IS 격퇴전 당시 미국과 함께 최전선에서 전투를 벌였으나 터키는 이들을 자국 내 분리주의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분파로 보고 있다.

IS 격퇴전이 끝나자 터키군은 시리아 국경을 넘어 쿠르드 민병대를 공격할 움직임을 보였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쿠르드족을 보호하기 위해 양국 접경지대에 폭 20마일(32㎞)의 안전지대 설치를 제안했다.

터키도 큰 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동의했으나 양측은 안전지대의 규모와 관리 주체 등을 놓고 이견을 나타냈다. 터키 최대 일간 휘리예트에 따르면 터키는 안전지대 관리를 터키군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미국은 터키군이 제한적·일시적으로 주둔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는 내전 중인 시리아 영토에서 이미 두 차례 군사작전을 펼친 바 있다.

터키군은 지난 2016년 8월 시리아 국경을 넘어 알밥·다비끄·자라불루스 등을 점령했으며 지난해 3월에도 시리아 북서부의 쿠르드족 도시 아프린으로 진격, 쿠르드 민병대를 몰아내고 도시를 장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