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같은 장소 있을때 모이려는 바람…'생산적 대처' 장려 방안 강구" '리용호 불참 통보' 속 ARF 때 폼페이오-北 카운터파트 만남 여부에 말 아껴
미국 국무부는 26일(현지시간) 한일 갈등과 관련, 우려를 표하며 한일 양국이 생산적이고 양국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대처해 나가도록 장려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미국측은 한미일 3자간 회동 재추진 움직임을 시사, 내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계기에 한미일 장관급 회담 등 '고위급 3자 협의'가 성사될지 주목된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이달 30일∼내달 6일 태국, 호주, 미크로네시아 순방 일정과 관련된 전화 브리핑에서 최근의 한일 갈등 사태와 관련해 '미국이 갈등 완화를 위해 중재 내지 개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좋은 질문인 동시에 어려운 질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순방 일정에는 내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 장관회담 참석 등도 포함돼 있다. 이 당국자는 "미국과 한국, 일본이 같은 장소에 있게 될 때마다 함께 모이고 싶은 바람(desire)이 있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 이에 대한 세부사항을 언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내주 ARF를 계기로 한 한미일간 3자 협의 재추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돼 그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일부 외신은 미국 측이 내주 방콕에서 열리는 ARF를 계기로 해 3국 외교장관 회담 개최 의향을 피력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번 ARF에는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강경화 외교부 장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도 참석한다.
앞서 미국은 최근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한국 및 일본 등 아시아 순방에 맞춰 한미일 차관보급간 3자 협의를 제안했으나 일본 측이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 당국자는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분명히 우리는 (한일) 양국 간의 긴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생산적이고 양측에 이득이 돌아가는 방식으로 이 문제들을 다루도록 양국을 장려할(incentivize)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틸웰 차관보가 한국 및 일본 방문 기간 한일 갈등 상황에 대한 양측의 의견 및 입장에 대해 경청하며 논의할 기회를 가졌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가 협력을 모색할 수 있는 공통의 이익과 영역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당국자는 ARF 기간 폼페이오 장관이 실무협상 재개를 위해 북한의 카운터파트와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이 질문은 예전에도 나왔고 대답은 똑같다"며 "우리는 발표되 것 외에 특정한 양자 회담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나도 그것이 모든 이들이 신경을 쓰는 주제인 걸 안다.
가급적 빨리 관련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5일 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출장 기간 북한 측과 예정된 만남이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과 만남에 대해 발표할 게 없다.
북한과 관련된 부분은 없다"며 추가로 알릴 게 있으면 발표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ARF 외교 장관회담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ARF를 계기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리 외무상과 폼페이오 장관 간의 북미 고위급 회담은 현재로서는 무산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국무부 당국자의 이 언급과 관련, AP통신은 "북한이 이번 ARF에 적어도 장관급 레벨에서는 불참을 통보했으나 미 당국자들은 양측간 직접 대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풀이했다. 이 당국자는 이번 회의에서 북한이 모두의 주된 관심사라며 "단지 (북한이 가하는) 직접적 위협 때문만이 아니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일부로서 이 문제가 다뤄져야 한다는 우리의 바람 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