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스타트업] 백팩 뒤에 문자·글자 자유자재…달리는 광고판

야간 신호등미디어 백팩 제조기업 '타바바' 진명수 대표

이젠 남녀노소에게 백팩(배낭)은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물건을 담는 가방으로 인식됐던 백팩이 진화하고 있다.

전북 전주의 스타트업 '타바바'가 4월 출시한 미디어 백팩(Media backpack) '베누키'는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스마트폰으로 백팩 앞에 달린 LED 디스플레이를 제어해 직접 쓰고 그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지도 담을 수 있다.

백팩은 광고와 이벤트, 재미, 응원 등 사용자에 따라 활용도가 다양하다.

백팩을 메고 자전거나 킥보드 등을 타면 드라이브 모드를 실행해 '주행 중', '브레이크', '정지'를 자동으로 표시해 야간 안전에도 도움이 된다. '타바바' 진명수(41) 대표는 4년 전 전동킥보드를 팔다가 야간에 속출하는 사고를 보면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는 국내 자전거 교통사고의 차 대 차 비율이 약 85%로 뒤따르던 차량이 자전거를 보지 못해 사고가 난다는 소식을 접하고 '안전'에 천착했다.

자전거나 킥보드를 안전하게 탈 방법을 고민하다 기존 백팩에 LED를 부착하기로 했다.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까지 긴 세월이 걸렸다.

기존 백팩에 LED를 튜닝하려면 가방 전체에 손상이 많고 지저분해졌다.

또 LED가 노출돼 낮에는 일반 백팩으로 사용하기 부담스러웠다.

전주대학교 벤처창업관에서 소프트·하드웨어 전문가 6명과 머리를 맞대기를 3년. 막연한 기대감으로 확신을 갖고 제품을 개발하기까지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다.

진 대표는 순수 제작비만 3억∼4억원을 투자한 끝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문자와 그림 등을 넣을 수 있는 LED 디스플레이 백팩을 만들었다.

LED 디스플레이는 충격에 강한 폴리카보네이트로 덮여 있다.

흠집이 나지 않도록 여기에 UV 강화 코팅을 덧댔다.

백팩 내부에도 LED가 있어 사용자는 어두운 곳에서도 물건을 쉽게 찾을 수 있다.

LED 기능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평상복에서 비즈니스 룩까지 다양한 스타일링을 할 수 있다.

백팩은 블루투스로 연동돼 스마트폰과 10m 이상 멀어지면 진동 알람이 울려 분실을 예방한다.

1만mAh 용량 보조배터리로 사용환경에 따라 20시간 이상 쓸 수 있다.

진 대표는 "예전부터 가방에 LED를 부착하려는 시도가 많았고 중국산 저가 제품도 출시됐지만, 기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우리 제품은 인체공학적 디자인에 전 세계 언어를 LED로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부가기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타깃 고객은 사회 초년생으로 백팩을 메고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남성이었다.

하지만 LED의 다양한 표현으로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모든 곳에서 사용할 수 있어 초등학생과 정치인, 기업 홍보맨 등 타깃층은 넓어졌다.

한 정치인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홍보수단으로 쓰기도 했다.

제품은 라이더의 야간 안전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출시되자 시장의 반응은 진 대표의 생각과 달랐다.

백팩은 개성적인 아이템을 원하는 '인싸템'(무리에 잘 섞여 노는 사람들을 뜻하는 인사이더와 아이템을 합친 신조어)으로 입소문이 났다.

막 시장에 나온 만큼 걸음마 수준이지만, 대기업과 구체적인 수량 미팅을 하고 아웃도어 브랜드와도 협의하는 등 반응이 좋다.

미국 시장에는 샘플을 수출했고, 움직이는 광고판으로 쓰겠다는 기업도 나타났다.

진 대표는 올해 매출 8억원을 기대했다.

이 백팩은 국내외 4개의 기술 특허등록과 5개 출원을 했고, 18억원의 기술 가치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전북지역 모의 크라우드 펀딩 대회에서 우승했고 전북투자벤처로드쇼에서는 우수상을 받았다.

진 대표는 "우리는 도전과 재미, 상생, 건강을 사명으로 즐겁게 도전하며 인류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회사"라며 "독자적인 LED 디스플레이 소형 컨트롤러 기술을 통해 빈 도화지에 어떤 것이든 그려 넣을 수 있듯이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초등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잔소리하는 가방'과 '지능형 주정차 위반 알림 시스템' 등을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