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첫 태권도학과 만들어요" 케냐 태권도 사범 이재석

올림픽 메달 목표로 선수 육성, "태권도 배우면 취업 유리해 인기"
"이르면 내년에 아프리카 대륙 통틀어 대학에 첫 태권도학과를 개설합니다. "
'2019 세계태권도한마당' 행사가 열리는 평창군 대관령면 용평돔에서 만난 케냐서 온 이재석(40) 사범은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대단키마티국립대에 태권도학과 개설을 추진 중인데 총장을 비롯해 학교 측도 적극적이어서 곧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2014년에 국기원 해외 파견 사범에 임명돼 케냐로 건너온 그는 국정원 직원들에게 태권도와 호신술을 가르치면서 국방부 태권도 기술위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행사에 앞서 7월 초 선수단 15명을 이끌고 방한해 '춘천 코리아오픈' '김운용컵 국제오픈' '전주오픈' 등 태권도 대회에 참가했다. 출전 선수 중에 메달 입상도 나오는 성과를 거뒀고 이번 한마당에서도 격파 경연에서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이 사범은 "항공료나 체류비 등을 케냐 국정원이 지원할 정도로 선수 육성에 적극적"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케냐는 체육부나 올릴픽위원회가 있지만 태권도는 국정원이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메달을 목표로 특별지원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세종대 체육과를 나와 강원도 원주 평원중학교에서 11년간 태권도부 감독으로 근무하면서 주니어국가대표 코치를 역임하기도 했다.

나름 지도자로서 인정받고 있었음에도 해외 파견 사범을 지원한 이유에 대해 그는 "국내와 달리 태권도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서 선수를 길러내 국가 스포츠로 자리 잡게 돕고 싶었다"며 "올림픽이나 국제대회서 입상자가 나올수록 한국에 대한 호감도 상승할 것이기에 사명감을 갖고 근무한다"고 밝혔다.

또 "태권도학과를 통해 지도자를 양성해 케냐를 아프리카 대륙의 태권도 전파 전진기지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가 부임 당시 케냐 전체에서 5천여명이던 태권도인이 이제는 1만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젊은 층에 인기가 늘고 있다며 이 사범은 "케냐는 높은 교육열에 비해 경제난 등으로 취업률이 낮은데 태권도를 배우면 군인·경찰·경호원 등으로 취업이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케냐는 한국이 태릉선수촌을 운용하듯 국가대표 집중 관리를 하지 않고 대회를 앞두고 선수를 선발한다. 그렇기에 국정원의 지원을 받아 그가 지도하는 선수단에서 대부분의 국가대표가 나올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
이 사범은 "마라톤 강국인 케냐의 선수들은 기초체력과 체격조건이 좋아서 전문적으로 훈련받고 국제대회 출전 경험을 쌓으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