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어 잡고 자생꽃에 반하고…깊은 산골 '無더위 페스티벌'
입력
수정
지면E3
여행의 향기
경북의 보석 봉화이야기 - 여름축제
은어를 맨손으로 잡는 봉화은어축제봉화읍 중심에 있는 내성천 한가운데서 은어잡기 체험과 신나는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봉화은어축제가 7월 27일~8월 4일 봉화읍 체육공원과 내성천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 21회째인 봉화은어축제에서는 은어잡기를 포함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내성천에서는 대나무로 손잡이를 만든 그물인 반두를 이용해 은어를 잡는다.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수영장에서는 풀어놓은 은어를 맨손으로 잡을 수 있다. 수변무대에서는 트로트부터 힙합까지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나와 공연을 펼친다.
봉화의 자생식물 축제를 줄여서 만든 ‘봉자페스티벌’은 이름부터 눈길이 간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자생식물 축제인 제1회 봉자페스티벌은 7월 20일~8월 11일 ‘봉화 자생식물 우리 꽃 축제’라는 테마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열린다. 봉자페스티벌은 자생식물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알리고, 자생식물을 지역농가가 위탁 재배해 농가의 소득도 올리는 일석이조의 축제이기도 하다.
백두대간수목원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나비바늘꽃군락의 핑크빛 물결이 펼쳐진다. 나비가 춤추는 듯 꽃잎이 하늘거리는 들판에서 인생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물의정원에서는 ‘물위에 뜬 별-수련’이라는 주제로 국내외 열대, 온대 지역에서 자생하는 다양한 수련을 만날 수 있다. 왕관처럼 화려한 빅토리아 수련도 볼 수 있다. 무지개정원에는 나무와 어우러진 24종의 백합이 수만 송이 피어있다.
야생화만 있는 게 아니다. 7080세대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정원에서 어린 시절 뛰놀던 돌담 마당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자작나무 숲길에서 뿜어 나오는 상쾌한 공기를 마시면 가슴 속까지 시원하다. 호랑이숲에서 백두대간수목원에 살고 있는 호랑이를 만나는 즐거움도 있다. 다육식물 토피어리 만들기, 봉숭아물들이기 체험은 여름 꽃밭의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한다.
국내 최고 풍경을 즐기자
봉화의 여름축제를 즐겼다면 최고의 풍경을 만날 차례다. 명호면 만리산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오렌지꽃향기는 바람에 날리고’라는 펜션 카페가 있다. 경북 예천에 살던 부부가 10년 전 깊은 산 속에 터를 잡아 그림 같은 청량산을 전망할 수 있는 펜션과 카페를 지었다. 펜션 마당과 카페의 커다란 창문으로 풍경을 내다보면 ‘왜 첩첩산중에 이런 공간을 마련했을까’라는 의구심은 금세 사라진다. 숲 안에서는 숲 전체를 볼 수 없듯 맞은편 산자락에 서니 아름답기로 소문난 청량산 비경이 제대로 보인다.
봉화=이솔 여행작가 leesoltou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