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여름 지금, 만나러 갑니다
입력
수정
지면E5
여행의 향기국내 여행의 매력은 해외여행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거나 가깝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국적인 풍경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해외여행과는 달리 내가 살고 있는 이곳과 우리 이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여행은 좀 더 정겹고 따뜻하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10개 권역은 ‘해돋이역사기행’ ‘남도맛기행’ ‘중부내륙힐링여행’ ‘남쪽빛 감성여행’ ‘시간여행101’ 등 각각 다른 10개의 주제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이 이야기들은 각 지역의 열정있는 관광 사업자와 여행자들에 의해 더 다채로워지고 풍성해진다. 한국관광공사가 대한민국 테마여행지 중 특별한 체험이 있는 8개 권역의 관광 콘텐츠를 소개한다.
요트 타고 통영 바다 누비고
부여선 열기구로 궁남지 감상
평화역사이야기 여행권역(인천, 수원, 파주, 화성)파주출판도시는 출판도시 입주 기업이 출판하고 있는 도서 속 캐릭터의 의상을 입고 출판도시 투어나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파주출판도시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캐릭터 의상을 입고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거나 3차원(3D) 프린팅펜을 활용해 캐릭터를 만들어 볼 수 있다. 또 출판도시 내 다양한 문화공간(카페, 공연 등) 이용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출판도시입주기업협의회는 출판도시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이 사업을 통해 출판산업 다각화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출판도시입주기업협의회
파주에서는 평화와 역사를 주제로 한 특별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평화누리캠핑장에서는 평화문구 압화체험, 평화기원 연 만들기, 우리가족 문패 만들기 체험을 오후 시간에 진행한다. 매달 이벤트 날에는 마술공연, 역사를 주제로 한 ‘할머니가 들려주는 인형극’ 등을 선보인다.드라마틱 강원여행 권역(평창, 강릉, 속초, 정선)
전체 면적의 84%가 산림으로 이뤄진 ‘숲의 도시 평창’에서 숲만큼이나 싱그러운 평창 청년들이 관광사업을 하고 있다. 평창의 농업회사법인 록야에서는 봄과 가을에 청년이 주최하고 참여하는 청년 네트워킹 축제인 봄소풍과 가을운동회가 열린다. 산양삼 체험여행을 통해 평창 고유의 자연 환경을 가까이에서 느끼며 숲속에서 산양삼을 이용한 식사를 하는 특별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평창에서 나는 식재료로 만든 빵을 그려보는 아트클래스를 통해 도시생활의 고민을 잠시 내려놓고 평창의 자연이 선사한 순수한 맛을 즐겨볼 수 있다. 선비이야기여행(대구, 안동, 영주, 문경)
학문적 진리와 청빈한 삶을 추구하는 선비에게도 인생의 희로애락과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자연과 사람을 벗삼아 길을 나선 방랑선비가 걷는 선비길 위에 펼쳐지는 풍류와 선비정신을 퓨전국악 창작극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또한 공연과 함께 준비되는 선비의 밥상차림을 통해 과하게 탐하지 않고 소박하게 나누는 음식을 먹으며 선비의 식문화도 체험해 볼 수 있다. 리조트 스파밸리 내 호텔드포레 야외에 마련된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명연기와 정성으로 담아낸 선비밥상을 통해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한국의 선비정신을 유쾌하게 즐겨볼 수 있는 공연이다. (주)스파밸리남쪽빛 감성여행 권역(부산, 거제, 통영, 남해)
통영의 아름다운 파란 바다와 하늘, 섬을 좀 더 가까이에서 느끼려면 통영 요트투어가 제격이다. 통영요트마리나에서 매물도까지 요트세일링 후 매물도 해품길 트레킹 또는 자유시간을 보내고 저녁에는 별이 쏟아지는 캠핑장에서 다함께 바비큐 파티를 즐긴다. 아침에는 텐트 안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수평선 너머로 떠오르는 일출을 감상하고 한층 가벼워진 몸으로 조식을 먹으며 상쾌한 통영의 아침을 맞는다. 돌아오는 길에는 유람선이나 여객선으로는 절대 볼 수 없는 소매물도 등대섬을 선상 관람하며 여행을 마무리한다. 8월 바캉스 시즌에는 ‘어드벤처 스노클링’ 투어로 진행하며 요트세일링 후 스노클링 장비, 강습 그리고 안전을 위해 5명당 1명의 라이프가드가 함께하는 풀패키지 스노클링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지역에서 젊은이들이 문화인프라를 구축하며 경제활동을 해보자’는 목표로 시작한 돌창고프로젝트는 남해의 근대건축물인 돌창고를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여행객에게 ‘예술적 체험’을 제공한다. 연중 4회 신진작가들의 현대미술전시가 열리며 전시장 옆에는 뮤지엄 카페가 있다. 전시 관람 후 휴식을 취하거나 전시와 관련된 굿즈를 구입할 수 있다. 뮤지엄 카페 2층에는 며칠 머물며 돌창고프로젝트의 모든 프로그램과 마을을 돌아볼 수 있는 제비집 민박을 운영한다. 매주 주말에는 수공예품과 중고물품을 판매하는 남해 프리마켓 돌장이 열리며, 한 달에 한 번 음악공연과 강연도 열린다. 돌창고 공방에서는 야외에서 도자기를 굽고 페인팅도 할 수 있는 도자기 라쿠가마소성 체험을 운영한다. 돌창고프로젝트는 자연유산에 집중돼 있는 남해의 관광인프라를 예술체험형으로 다양화하고 있으며 문화예술인과 여행객을 연결하는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돌창고프로젝트
해돋이역사기행 권역(울산, 포항, 경주)
울산 울주군에 있는 복순도가 양조장은 볏짚, 숯, 누룩 등 발효와 관련된 한국적인 재료를 활용한 건축미가 돋보이는 건물이다. 김민규 복순도가 부대표는 복순도가는 술을 만드는 공간을 넘어서서 이 땅에서 생산되는 쌀로 이 땅의 사람들이 막걸리를 빚고 그 과정에서 대지와 사람이 ‘발효’되는 유기적 문화공간이라고 소개한다. 복순도가 손막걸리는 전통 방식으로 빚은 가양주로 울주군 지역 쌀을 옛 항아리에 담아 전통방식 그대로 막걸리를 빚는다. 양조장에 방문해 나만의 막걸리 만들기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술을 체험할 수 있다. 울주군에 있는 독특한 공방 및 관광지 여행코스를 제안하는 스탬프 투어북을 받아 스탬프를 다 찍은 후 기념품을 받아갈 수 있는 울주군의 여행자 플랫폼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매월 둘째 토, 일요일에는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플리마켓도 열린다. 복순도가
경주는 중장년층 대부분이 1960~80년대에 수학여행이나 신혼여행을 갔던 추억을 간직한 도시다. 복고가 새로운 관광콘텐츠로 부상함에 따라 이런 추억과 향수를 유쾌하게 되살려보고 즐길 수 있는 관광프로그램이 경주에서 진행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경주 신라문화원이 주최하는 이 프로그램은 주간에는 불국사, 호미곶 등 추억의 명소 탐방과 추억의 교복입기, 먹거리체험, 1970~80년대 사진전, 야간 프로그램으로는 대중음악박물관 야외무대에서 코미디언 김명덕 씨가 MC로 나와 건아들, 양하영, 위일청, 신계행 등 추억의 가수들의 무대로 이뤄진 7080콘서트를 진행한다. 신라문화원
시간여행 101 권역(전주, 군산, 부안, 고창)
일제강점기는 우리에게 일본식 건물과 가옥뿐만 아니라 교육과 문화 등 사회 전반에 흔적을 남겨놨다. 우리는 이런 흔적들을 더러는 지우기도 했지만, 요즘은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하게 이용하고 있다. 군산에 가면 일제강점기 지어진 건축물이 모여 있는 근대문화유산거리를 둘러보게 되는데, 이 중에서도 고종황제의 명으로 지어진 군산세관에는 창고를 개조한 111년 역사를 가진 인문학 카페 정담이 있다. 이곳에서는 매주 토요일 ‘군산에 딴스홀을 허하라!’라는 공연이 펼쳐진다. 일제강점기 문화말살 정책에 맞서 군산의 딴스홀에서 ‘춤’으로 저항하는 신나는 연극공연이 30분간 진행된다. 근대 의상도 대여돼 근대 의상 차림으로 공연에 참여하고 사진도 찍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주)아트브릿지
남도맛기행 권역(광주, 목포, 담양, 나주)
나주향교 인근의 목서원은 숙박+체험+투어+공연을 한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여행자 라운지다. 목서원은 여러 채의 한옥으로 이뤄져 있는데, 목서원 본채는 나주 을미병장인 난파 정석진의 손자 정덕중이 어머니를 위해 1939년 지었으며 한옥, 일본식, 서양식 건축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건물로 그 역사적 의미가 깊다. 공간이 주는 아름다움 외에도 나주고샅투어(나주 옛길), 청년들이 소개하는 나주향토음식 별미식탁과 공연은 나주의 특별한 정취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전라도 주요 도시로 위상이 높았던 나주를 좀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다. 고향에서 일하고 싶어 돌아왔다는 청년 셰프가 만들어주는 나주 별미음식과 청년연주자가 들려주는 음악은 그들의 정성과 애정이 담겨 있어 더 맛있고 감동적이다.
위대한 금강역사여행 권역(대전, 공주, 부여, 익산)
얼굴에 스치는 고요한 공기를 느끼며 열기구에서 내려다보는 금강과 궁남지, 그리고 백제문화단지 야경은 어떤 모습일까? 충남 부여 (주)스카이배너에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열기구 자유비행 체험을 해 볼 수 있다. 여유있게 부여를 둘러싸고 흐르는 금강에는 유명한 낙화암이 보인다. 이따금 주민들이 하늘을 날아가는 열기구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어주기도 한다. 연꽃으로 가득한 궁남지 위를 조용히 비행하다 갈대숲을 스치며 착륙하고 나면 크루들이 정성스레 마련해준 브런치와 무알코올 샴페인으로 성공적인 비행을 함께 축하해 본다. 야간에는 불빛이 밝혀진 백제문화단지를 하늘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야간 계류열기구 체험을 운영 중이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