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여유롭게 '체크인'…수영장도 루프탑도 多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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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의 향기서울 도심에 있는 특급호텔들은 요즘 직장인을 타깃으로 ‘저녁 마케팅’을 많이 한다. 주 52시간제 도입 등으로 퇴근 후 여가를 즐기려는 수요가 많은 영향이다. 밤 9시면 문을 닫았던 호텔 야외수영장은 밤 12시까지 문을 연다. 객실 체크인 시간을 저녁 6시 이후로 정한 곳도 있다. 늦게 체크인하면 객실 요금을 할인해주는 식이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열대야가 시작되면서 심야 방문객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술을 많이 마시기보다 좋은 곳에서 한잔하려는 회식 수요도 있다”고 말했다.
한여름 밤의 호캉스
체크인 시간 늦춰주고 가격도 낮추고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은 객실 체크인 시간을 오후 3시에서 6시로 늦추고 대신 가격을 25%가량 할인해주는 패키지 상품을 이달 초 내놨다. ‘원스 인 어 문라이트’란 이름의 이 상품은 야외수영장 ‘어번 아일랜드’ 이용권이 포함돼 있다. 어번 아일랜드는 여름 시즌에 한해 밤 12시까지 연장 운영된다.‘문라이트 루프탑 가든’ 패키지는 어번 아일랜드와 야외 라운지인 ‘루프탑 가든’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루프탑 가든은 지난 4월 문을 연 공간으로 매주 금·토요일 저녁 8시부터 밤 12시까지 운영한다. 7~8월에는 쉼 없이 주 7일 운영한다. 두 패키지 상품 모두 1박에 30만원대에 이용할 수 있다.
신라호텔이 이들 상품을 내놓은 이유는 저녁 6시 이후 호텔을 찾는 고객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한 달간 루프탑 가든 방문자 수는 5월에 비해 10% 이상 증가했다. 올 상반기 로비라운지 ‘더 라이브러리’를 저녁 6시 이후 이용한 고객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는 오후 8시 이후 체크인할 수 있는 ‘오늘은 가지마’ 패키지를 다음달 말까지 이용할 수 있다. 체크인 시간을 늦춘 대신 객실료를 주중 8만5000원, 주말 10만5000원으로 낮췄다. 오후 3시 체크인하는 객실요금 대비 30% 이상 저렴하다. 글래드 호텔앤리조트의 관계자는 “글래드 라이브 강남에서 지난 1월 이 상품을 처음 내놓은 뒤 소비자 반응이 좋아 회사원이 밀집해 있는 여의도 글래드에서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의 쉐라톤 팔래스 호텔도 오후 5시 체크인, 낮 12시 체크아웃을 할 수 있는 패키지를 출시했다. 5시에 체크인하면 치킨과 맥주를 제공한다. 클럽라운지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이 패키지의 가격은 17만원부터다.
서울 동대문에 있는 JW메리어트 스퀘어는 ‘아웃 오브 오피스 익스피리언스’ 패키지를 다음달 말까지 선보인다. 객실에서는 프라이드치킨 또는 병맥주 두 병 중 선택해 제공받을 수 있다. 아침에 일찍 출근하는 직장인이 식당을 이용하지 못하고 체크아웃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한우 불고기, 미역국, 전복죽 등이 포함된 한식 또는 베이커리 2종, 요거트, 달걀 요리 등이 포함된 컨티넨탈식 식사 중 하나를 선택해 룸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도심 야경 바라보며 즐기는 한정메뉴밀레니엄 서울 힐튼에서는 지하 로비층에 있는 ‘오크룸’ 바의 야외 테라스에서 바비큐와 주류를 무제한 즐길 수 있는 ‘BBQ 해피아워’를 평일 오후 6시부터 8시 반까지 진행한다. 여기서는 호텔 셰프가 구워주는 바비큐를 맛볼 수 있다. 1인당 가격은 5만4000원이다. 남산 자락에 자리해 서울 시내를 한눈에 조망하며 저녁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코엑스는 강남지역 직장인이 접근하기 좋다는 점을 활용했다. 이 호텔 30층에 있는 ‘스카이라운지’ 바에서는 밤 9시부터 판매하는 ‘수제 피맥(피자와 맥주)’ 세트가 있다. 식사가 아니라 주류를 이용하려는 방문객이 늘어남에 따라 특별히 선보인 메뉴다. 스카이라운지를 총괄하는 루카 카리노 셰프가 이탈리아 국기 모습에서 착안해 만든 스페셜 수제 피자와 시원한 수입 생맥주 두 잔으로 구성돼 있다. 이 메뉴는 9월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가격은 6만9000원이다.서울 잠실의 시그니엘에선 잠실과 한강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이곳 81층에는 국내 최고층 샴페인 바인 ‘Bar 81’이 있다. 다음달 말까지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스파클링와인 프로모션 ‘트와일라잇 버블’을 진행한다. 여름 시즌에 어울리는 다양한 스파클링와인 메뉴를 마실 수 있다. Bar 81의 대표 샴페인인 ‘마크 에브라 블랑 드 블랑 브뤼 샴페인’은 15만원이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라운지&바’에서는 다음달 말까지 1인당 6만5000원에 ‘코지 모멘트’ 프로모션을 한다.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무제한으로 스파클링 와인과 3종의 맥주를 즐길 수 있다. 안주는 LA갈비, 부르스케타, 해산물 또는 훈제 연어 샐러드 등 총 여덟 가지 메뉴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