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업 40%, 한 푼도 못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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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신고 기업 중 역대 최대지난해 국내 기업 중 40%가량은 순이익을 한 푼도 남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2년 이후 가장 많은 비중이다.
100억 순이익 기업은 11% 증가
28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작년 법인세 신고 기업 74만215곳 중 당기순이익이 0원 이하라고 신고한 기업은 전년보다 8% 증가한 28만5718곳(38.6%)으로 집계됐다. 전체 법인세 신고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36.9%에서 매년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이익을 내긴 했지만 연간 1000만원에도 못 미치는 기업은 5.4% 증가한 9만93곳이었다. 순이익 0원 이하 기업에 이들을 합해 월 100만원도 못 벌어들이는 기업은 37만5811곳(50.7%)으로 통계 작성 후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 대규모 순이익을 거둔 우량 기업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100억원 이상 순이익을 올린 기업은 2654곳으로 전년 2394곳에서 10.9% 늘어났다. 순이익 1000억원 이상 기업은 253곳으로 25.7%, 5000억원 이상 기업은 73곳으로 43.1% 급증했다. 지난해 전체 법인세 신고 기업이 6.4% 늘었는데 순이익 0원 이하 기업과 100억원 이상 기업은 이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그만큼 기업 간 소득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지난해에는 부부간 증여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총 3164건으로 전년(2177건)보다 45.3% 증가했다. 증여세 신고 건수가 3000건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되자 아파트 등을 배우자에게 넘기거나 공동명의로 돌리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작년 부부간 증여된 재산은 평균 8억3100만원이다. 증여된 재산 규모별로 5억~10억원이 2625건(83.0%)으로 가장 많았다. 이 구간의 부부 증여 건수는 전년 1799건 대비 45.9% 늘어났다. 증여 재산이 10억~20억원인 증여세 신고도 430건으로 전년 297건에 비해 44.8% 증가했다.
작년 서울에서 징수된 종합부동산세는 1조1313억8300만원으로 전년(1조214억300만원) 대비 10.8% 늘었다. 세무서별로 보면 강남세무서가 630억41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보다 12.0% 늘었다. 반포세무서는 16.3% 증가한 505억2300만원, 송파세무서는 27.6% 늘어난 101억700만원이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