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공정선거 촉구 시위 주도한 '푸틴 정적' 입원

러시아에서 공정선거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 구류 처분을 받은 야권 운동가가 알레르기 발작 반응을 일으켜 입원했다.

AP통신은 2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운동가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구금 중 심한 알레르기 발작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고 전했다.나발니는 지난 24일 공정선거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30일간의 구류 처분을 받았다.

나발니의 대변인은 "그는 지금까지 어떤 알레르기 반응도 보인 적이 없었다"며 "병원에 도착했을 때 얼굴이 심각하게 부어있으며, 피부에 붉은 발진이 있었다"고 전했다.

나발니는 선거 당국이 오는 9월 8일 열리는 시의회 선거에 유력 야권 인사들의 후보 등록을 거부한 데 대해 항의해 왔다.러시아 선거법에 따르면 중앙 의회에 진출한 4개 정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를 제외한 모든 무소속 후보는 시의회 선거 후보 등록을 위해 선거구 유권자 3%(약 5천명) 이상의 지지 서명을 받아야 한다.

러시아 선거 당국은 시의회 선거를 앞두고 "야권 후보들이 제출한 유권자 서명이 가짜이거나 사망자의 서명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들의 후보 등록을 거부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모스크바에서는 지난 21일 2만2천여명의 시민이 모여 공정선거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전날에도 약 3천500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경찰은 무허가 집회를 한 혐의로 시위대를 진압하고 1천명이 넘는 시위 참가자를 체포했다.

AP통신은 2011년 이후 러시아 경찰의 시민 체포를 감시해 온 'OVD-인포'를 인용해 전날 체포된 시위대 수가 1천373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